[우병우 의혹 증폭] '장영자 빌딩(우 수석 처가 매입 부산 건물)' 매각에도 법조 학연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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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건설사, 4년 전 400억 주고 매입

부산 동구 범일동의 일명 '장영자 빌딩'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 소유였다가 2012년 지역 건설업체인 동일건설에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왼쪽은 15년간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된 장영자 빌딩, 오른쪽은 동일건설이 매입해 완공한 동일타워. 부산일보DB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가 부산에서도 유명 빌딩을 소유했다가 몇 년 전 한 지역 건설사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빌딩을 매입한 건설사 회장의 사위는 우 수석과 대학·사법연수원 선후배 사이이다.

부산지역 건설사인 A사는 2012년 3월 동구 범일동 일명 '장영자 빌딩'을 우 수석 처가의 건설업체인 도시비젼으로부터 매입했다. A사는 당시 토지가격 160억 원을 포함해 400억 원을 주고 이 건물을 사들였다.

10년 이상 방치 도심 '흉물'
우 수석 처가에서 소유하다
부산 건설사에 4년 전 매각

매입 업체 사위-우 수석
법대 선후배,1년 차 사시 합격
건물 매매 연결 가능성

서울에 기반을 둔 도시비젼은 A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우 수석을 통해 연결고리가 생긴다. A사 회장 사위인 최 모(52) 변호사는 우 수석과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로, 두 사람은 한 해 차이로 나란히 사법시험(28, 29회)에 합격해 사법연수원(18, 19기) 생활도 같이 했다. 이 때문에 양 건설사의 건물 매매 과정에서 우 수석과 최 변호사가 다리를 놨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당시 매매 계약을 전담했던 A사 B 사장은 "매형인 최 변호사와 우 수석이 아는 사이는 맞지만, 매입을 검토하고 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매형의 역할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좀 더 싸게 살 수 있도록 후배(우 수석)에게 부탁 좀 해달라'고 매형에게 얘기했지만 '그 후배는 씨도 안 먹힌다. 남의 부탁 들어줄 친구가 아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B 사장은 최근 불거진 우 수석 처가의 부동산 거래 관련 의혹과 관련해 "우리회사 건물까지 거론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장영자 빌딩'은 80년대 어음 사기 사건의 주인공 장영자 씨가 소유했던 부지를 한 지역 건설사가 매입해 지은 지하 6층, 지상 25층의 초대형 업무용 건물이다. 하지만 1998년 건설사 부도로 골조만 세운 채 공사가  중단됐고 이듬해 도시비젼이 토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이후 여러 업체에서 건물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짓기 위해 매매 의사를 타진했지만 400억 원을 호가하는 가격 때문에 번번이 무산됐다.

15년간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됐던 건물은 2012년 A사가 사들이면서 새롭게 태어났다. A사는 기존 건물을 그대로 살리면서, 일부 층만 구조를 바꿔 오피스텔로 활용하는 계획을 세웠다. 건물 철거비용을 줄여 '사업성'을 높였고, 결국 2014년 지금의 D타워가 탄생했다.

한편, 우 수석 처가는 건설업체 도시비젼을 운영하며 서울 강남과 경기도 화성, 부산 등지에 건물과 토지 등 대규모 부동산을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우 수석의 장인인 이상달 전 정강중기·건설 회장이 사망하면서 남긴 재산은 상속세만 1000억 원에 달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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