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업 탐방] 22. 모니텍㈜
국내엔 적수 없는 '불량 용접 해결사'
뿌리산업. 말 그대로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산업이다. 주조, 금형, 용접, 표면처리, 소성가공, 열처리 등 부품 혹은 완제품을 생산하는 기초 공정산업을 일컫는데 자동차, 조선, 반도체, 항공기 등 주요 산업군에서 활용도가 높다. 완성품 업체 간 기술 격차가 줄어들고 품질 수준도 높아지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산업의 토대가 되는 뿌리기술의 중요성이 새삼 재조명받고 있다.
산업부는 뿌리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첨단 뿌리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조사했다. 국내에서 23곳이 뿌리기업으로 선정됐는데, 부산에서는 단 한 곳만이 이름을 올렸다. 용접 분야에서 첨단 뿌리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모니텍㈜(부산 사상구 감전동)이 바로 그 회사다.
18년간 용접 모니터링 천착
실시간 관리 시스템 통해
미세한 용접 결함도 식별
현대기아차·삼성SDI 등
국내 500여 개 업체에 납품
세계 톱3 수준 기술력 과시
부산 유일 '뿌리기업' 뽑혀
1998년 설립된 모니텍은 18년 동안 용접 모니터링 분야에서 용접 현장의 공정 자동화와 실시간 품질 관리 시스템 연구 개발에 천착해왔다. 모니텍이 용접현장에 공급하고 있는 제품은 휴대용 측정기부터 실시간 용점품질관리 및 평가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용접과 관련된 공정 전반을 아우른다.
황동수(50) 대표는 "회사 설립 초창기만 해도 상당 부분을 수작업에 의존할 정도로 용접 환경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고, 용접 공정을 모니터링한다는데 대한 인식도 척박했다"며 "하지만 전자,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대량 생산현장에서 용접 품질은 곧 제품의 품질과 직결된다는 확고한 믿음으로 연구 개발에 매진해왔다"고 밝혔다.
로봇 등 자동화 공정을 통해 이뤄지는 용접은 작업자가 따로 없어 제대로 용접이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모니텍은 용접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류, 전압 등의 파형을 정상적으로 작업이 진행될 때의 파형과 정밀하게 비교 분석해 불량과 결함 여부 및 종류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이를 빅데이터화해 피드백으로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매출의 18%를 연구 개발에 투자하면서 국내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용접 분야를 개척해온 모니텍의 노력은 최근 들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심심찮게 불거져 나오는 해외 자동차 제조업체의 대량 리콜사태에서 보듯 용접과정에서의 사소한 결함이 해당 기업에는 엄청난 물적 피해와 신뢰도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대 기아차를 필두로 한 자동차, 삼성SDI LG화학 등 전기·전자업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 등 현재 국내 500개 이상의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에 자사의 용접 모니터링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황 대표는 "용접 모니터링에서 국내에서는 단연 최고고, 세계적으로도 3대 전문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특히 아크, 티그, 저항, 레이저, 초음파 등 모든 용접 분야에서 상용화된 모니터링 프로세서와 제품의 최종 불량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한 회사는 우리가 세계 유일"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모니텍은 지난해 전기자동차의 핵심 요소인 배터리팩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초음파 용접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회사가 비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전기차 굴기'를 내세운 중국이 2020년까지 전기차 500만 대 생산을 목표로 내세우는 등 전기차 시장의 초기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가 간 전쟁이 뜨겁게 불붙으면서 관련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황 대표는 "자동차 배터리팩 제조에는 1~2미크론에 불과한 박막 소재가 사용되기 때문에 아크나 저항 용접이 아닌 초음파 방식이 용접에 적용된다"며 "하지만 초음파 용접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업체가 없다 보니 세계 어디에서도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에 나서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현장 적용 결과 이 시스템은 기존 50% 선을 넘지 못하던 불량 적발률을 85% 이상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높였다. 모니텍이 사실상 창출한 초음파 용접 모니터링 시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해 내년이면 1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한 분야에서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오기 위해서는 근간이 되는 핵심 원천 기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