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생 덕분에 아기와 함께 살 집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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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립되고 있는 새 집 앞에서 행복해하고 있는 멜로제인(왼쪽) 씨 가족. 김 형 기자

"갓 태어난 아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집이 생겨 행복합니다."

필리핀 민도르 섬에 위치한 바클라얀 마을의 멜로제인(17) 씨는 요즘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하다. 새 집에서 생후 1개월 된 아이와 남편 플란시스(23) 씨와 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부산외대 대학생 봉사단
필리핀 망얀족에 집 선물
2013년부터 38채 건립

주민 "꿈 실현" 감사 인사

그녀는 그동안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변변한 집이 없어 밀림 속에서 살다시피 했다. 혹시라도 사나운 산짐승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을까봐, 변덕스러운 날씨에 아이가 아플까봐 늘 노심초사하던 그녀였다.

이러한 멜로제인 씨에게 행복을 전달한 이들은 바로 부산외대 대학생 봉사단. 이들은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5일까지 그녀를 위해 집을 지어줬다. 멜로제인 씨은 "부산외대 대학생들 덕분에 꿈이 현실이 됐다. 앞으로 아이를 위해 더 열심히 살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외대 대학생들의 지속적 봉사 활동으로 그동안 고향을 잃고 뿔뿔이 흩어졌던 바클라인 마을의 망얀 족들이 새 희망을 꿈꾸고 있다.

바클라얀 마을은 필리핀에서도 손꼽히는 오지이다.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자동차와 배로 3시간 이동한 후 산악용 차량으로 비포장 산길을 따라 해발 600m 지점까지 달려야 도착 가능하다.

전기와 전화는 없다. 먹을 것도 부족하다. 주민들은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하다 보니 제대로 된 집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주민들이 하나둘씩 마을을 떠나면서 부족 자체가 소멸될 위기였다.

부산외대 봉사단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망얀 족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새 집 38채를 지었다. 한 채를 짓는 데 비용은 150만 원 남짓. 유치원 등 기반시설도 건립됐다.

무엇보다 대학생들은 또 다른 '한류'를 전달했다. 남을 위해 희생하는 한국인의 모습에 망얀 족들도 차츰 삶의 의욕을 되찾았다.

집이 생기자 떠났던 망얀 족 주민들도 모이기 시작했다. 처음 봉사가 시작될 때 주민은 10명 남짓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50여 명으로 증가했다.

망얀 족 봉사활동에 나선 대학생들은 오히려 감사하다고 얘기한다. 봉사에 참가한 김영빈(25·중국지역 통상학과 4학년) 씨는 "봉사활동을 하며 평소에 한국에서 배울 수 없었던 소중한 의미를 더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김 형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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