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허가 파장] 활성단층 위 원전, 안전 문제 없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반대하는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단'이 지난 1일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앞에서 도보순례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3월에 경주 일대에 지진이 났다. 백성들의 집이 무너지고 죽은 사람이 100명이 넘었다.'

<삼국사기>에 나와 있는 신라 혜공왕 15년(서기 779년)의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문헌 기록과 지질층 연구를 토대로 779년 당시 지진을 리히터 규모 6.5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삼국사기뿐만 아니라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 문헌에도 부산과 울산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지진에 관한 기록이 많다.

한반도 동남부 단층 60여 개 몰려
환경단체, 내진설계 문제도 지적


이는 부·울·경이 있는 한반도의 동남부에 활성단층(과거에 지진이 일어났고 앞으로도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단층)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지질학계에 따르면 동남부 지역에만 한반도에서 가장 많은 60여 개의 활성단층이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큰 활성단층인 양산단층(부산~경주~울진)과 그 다음인 울산단층(울산~경주)도 이곳에 있다.

이 때문에 신고리 5·6호기를 포함해 원전 10기가 돌아가는 고리원전 부지가 활성단층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리 5·6호기 부지에는 활동성 단층이 없음을 확인했고, 원전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질 현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혀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의 내진 설계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기존 국내 원전들이 규모 6.5의 지진을 견딜 수 있게 만들어졌지만, 이번 신고리 5·6호기는 규모 6.9를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를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최대 규모 7.5의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고, 강도가 낮은 지진이라도 연달아 발생하면 균열이 시작돼 구조물이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황석하·안준영 기자 jyoung@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