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연예 간섭] 왕관의 무게를 버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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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차장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떠난 후 심심했던 방송가에 오랜만에 생기가 돈다. 4회 만에 시청률 15%를 넘고 순간 시청률은 23%를 기록했던 SBS월화극 '닥터스'가 그 주인공이다.

드라마의 중심에는 밝고 달콤한 연기로 돌아온 김래원과 깡패 출신 여의사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박신혜가 있다. 무엇보다 순하고 착한 역할을 주로 맡았던 박신혜의 변신은 놀랍다. 제작 관계자는 박신혜가 액션 스쿨에 다니며 미리 몸을 만들었고 의사 역할을 위해 병원을 직접 찾아 수술을 참관할 정도로 많은 준비를 했다고 말한다.

드라마 초반부 박신혜의 할머니로 손녀를 향한 따뜻한 정을 보여준 명품 배우 김영애는 최근 인터뷰에서 박신혜를 특별히 칭찬했다. 김영애는 "신혜는 발이 땅을 딛고 서 있는 참 밝고 건강한 아이예요. 이 쪽 일 하다 보면 땅에서 붕 떠 있는 아이들이 많은데 신혜는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좋은 배우가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연예인을 취재하는 기자의 관점에선 박신혜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확실히 느끼게 해 주는 표현이다.

연예인들과 일하는 관계자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배우, 가수를 이야기하며 "그 사람은 요즘 발이 땅에 안 붙어 있어. 떠다닌다"는 표현이다. 대중의 환호와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달콤하면서 한편으론 굉장히 위험한 직업이다. 순간의 인기에 취해 현실을 잊게 만드는 것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배우 진구가 드라마가 끝난 직후 인터뷰에서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 13년 전 드라마 '올인'을 하며 인기에 취했다. 그러나 한순간이더라. 이후 굉장히 힘들었다. 지금 인기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가려고 한다"며 과거 스타병으로 고생했던 경험을 고백하기도 했다.

6월 연예가는 참혹했다. 개그맨 유상무 성폭행 사건을 비롯해 박유천 성폭행 고소 사건, 이주노 성추행 사건, 김성민의 자살, 김민희의 불륜, 버벌진트 음주운전 등 연일 연예인과 관련된 안 좋은 사건이 터진다. 대중의 사랑을 받고 경제적인 부유함까지 가진 연예인들이 왜 이런 사건에 연루될까. 혹시 인기에 취해 현실이라는 땅에서 발이 떠 있었던 건 아닐까.

물론 사생활을 침해당하고 바쁜 일정에 시달리는 연예인의 생활은 가까이서 보면 불쌍하게 생각할 정도이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대중의 사랑을 받으려면 그만큼 자신을 절제하고 관리해야 한다. 인기 왕좌를 지키려면 왕관의 무게를 버텨야 한다.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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