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삶과 꿈] 부산 MICE산업, 융복합화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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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오 벡스코 대표이사

"창조는 연결하는 것." '애플'의 설립자 스티브 잡스는 창의적 사고의 필수 능력을 '관련짓기'라 했다. 한 분야를 깊이 파고 들어 새것을 찾아내는 것이 그간의 창조였다면, 그는 융복합의 창조를 새로 읽어 낸 것이다. 연결하면 거대한 에너지, 메가 시너지가 나온다는 말. 산업 간 연결을 통해 가치를 키워가는 창조경제의 대표산업인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의 화두 역시 융복합화다.

부산의 MICE산업은 이제 세계 속의 지역 대표산업으로 우뚝 섰다. 천혜의 환경, 뛰어난 도시 역량에, 벡스코라는 최첨단 시설과 운영 능력이 응축된 결과다. 그러나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부산의 MICE 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키워드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 융복합에서 그 해답을 읽을 수 있다. 이른바 MICE 관련 기반시설, 운영시스템, 콘텐츠의 융복합화다.

세계는 MICE융복합단지 조성 붐
지식·정보 활용 능력도 핵심경쟁력
콘텐츠 융복합화로 고부가가치와
벡스코 플랫폼으로 새 먹거리 창출을

먼저 MICE 기반시설의 융복합이다. 세계 MICE산업의 트렌드는 과거 전시 면적 확충에서 MICE 융복합단지 조성으로 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MICE와 카지노를 연계한 복합리조트를 개발, 세계 컨벤션 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세계 2위의 전시장 면적을 보유한 중국도 최근 MICE 복합단지 구축에 눈을 떴다. 중국 선전이 좋은 예다. 광둥 성 선전은 2018년을 목표로 50만㎡ 규모의 세계 최대 전시장을 건립 중이며, 중국 최초의 전시클러스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부산 역시 국내를 넘어 아시아 거점 MICE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벡스코를 중심으로, 호텔, 쇼핑몰, 부산시립미술관, 영화의전당 등을 연결한 MICE 복합단지를 구성하여 기반 시설 융복합의 시너지를 확실히 살려가야 한다.

다음은 MICE 운영시스템의 융복합화다. 분야 간의 벽이 허물어진 융복합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외부의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이다. MICE 산업도 1 대 1 구도에서 민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네트워크 간 경쟁, MICE 얼라이언스 간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부산 MICE 생태계의 경우, 지자체, 컨벤션센터, 전시·회의 기획사, 관련 기업 등 민관의 유기적 협업이 절실하다. 여기에 부산경제진흥원,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관광공사 등 지원 기관들이 전략적으로 협력한다면 경쟁력이 휠씬 높아질 것이다. 특히 KOTRA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전시회의 국제화, 유명 해외 전시·회의 주최자와 제휴를 통한 세계적 브랜드 행사 개발 등 경쟁력 있는 외부 네트워크와 협업은 융복합 시대의 핵심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MICE 콘텐츠의 융복합화다. 지역의 MICE 행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며 경제적 파급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독립된 행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시회, 콘퍼런스, 비즈니스미팅, 관광, 문화행사가 융복합되어 시너지를 만들어 내야 한다. 전시회를 기본 플랫폼으로 포럼과 콘퍼런스를 연계하여 행사를 대형화·전문화하며, 관광과 문화 행사를 융합함으로써 참가자들의 체류 기간을 늘려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특히 세계적으로 1000명 이상 규모의 대형회의 개최가 줄어 들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내 소비 규모가 큰 인센티브 회의 시장을 잡기 위해서도 오락·관광·문화상품과의 전략적 연계는 필수다. 또한 관련 산업의 인재 육성과 우수한 일자리 창출 등과도 연계하여 파급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그간의 글로벌화·디지털화·정보화가 일방향의 변화를 가져왔다면, 오늘의 융복합화는 예측하지 못한 쪽으로 에너지를 폭발시킨다. 새로운 게임의 룰로 강자를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다. 특히 부산이 MICE 선진도시로 재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벡스코를 플랫폼으로 정보와 기술, 문화를 공유하며, 이를 통해 투자와 관광객이 몰리고,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가 창출되는 약동하는 부산, 부산 MICE의 새로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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