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듯한 곰 조각 보는 것만으로 즐겁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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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수 '약오르지!' 조이갤러리 제공

넓은 갤러리에 곰돌이 가족의 재주가 펼쳐졌다. 엄마, 아빠에게 애교를 부리는 아기 곰돌이는 마냥 귀엽다. 줄넘기를 하는 가족, 생일 파티를 하는 곰도 있다. 동물원이 아닌 갤러리에 펼쳐지다 보니 곰돌이 가족 역시 살아있는 동물이 아니고 살아 숨 쉬는 것처럼 생생한 조각이 주인공. 한국 조각계의 거장 고정수 작가의 전시 현장이다.

고정수 부산 첫 초대전
7월 3일까지 조이갤러리

초·중·후반기 작품 망라
곰·여체 조각 속
50년 예술 인생 '오롯이'

올해 고희를 맞은 작가는 50여 년의 예술 인생을 부산 조이 갤러리에 펼쳤다.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전시를 열었지만 고 작가는 이상하게도 지금까지 부산과 인연이 없었다. 칠십 평생에 부산에서 첫 개인전을 열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이런 이유로 이번 전시에 고정수의 50년 조각을 모두 만날 수 있도록 초반, 중반, 후반기 작품이 모두 출동했다.

테라코타(흙), 브론즈(청동), 석고, 돌 등 다양한 재료의 조각을 부산으로 운반하느라 품이 많이 들어갔다. 대부분 장정 3~4명이 붙어야 겨우 조각 하나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큰 작품이다. 

고정수 '꿈결에서 만난 사람'. 조이갤러리 제공
전시장은 두 개의 분야로 구성돼 있다. 초·중반기 고 작가가 집중했던 여체 조각과 십여 년 전 시작한 곰 조각 시리즈로 나뉜다. 여체 조각은 후덕하고 인자한 모성을 지닌 여성들이다. 편안한 표정과 자연스러운 형태로 인해 자꾸만 보게 된다. 우연히 곰의 행동을 관찰할 기회가 있었고 곰과 사람이 무척 닮았다는 걸 느낀 후 고 작가는 최근까지 곰 조각에 빠져 있다. 특히 고 작가의 곰 조각은 대부분 뛰어노는 모습이다. "인간은 유희할 때 가장 아름답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즐겁게 노는 곰 조각은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지난 4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에서 선보인 고 작가의 태권도 하는 곰과 '똥침' 공격을 하는 곰 조각은 현장을 찾았던 가족들의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았다. 이번 전시도 온 가족이 유쾌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고정수 초대전=7월 3일까지 조이갤러리. 051-746-5030.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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