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쇼크] '이민자 문제' 세계 정치 결정적 변수로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선택한 주요 이유로 대규모 이민자 유입에 따른 위기의식 확산이 꼽히고 있다. 브렉시트가 세계 곳곳에서 거세지고 있는 반(反)이민 정서를 표출한 대표적인 사례가 된 것이다. 그만큼 이민 문제는 최근 세계 정치의 가장 큰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이민자 수는 2억 4천400만 명으로 2000년(1억 7천300만 명)보다 41%나 늘었다. 반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등 이후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졌다. 이 와중에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임금 수준을 낮출 뿐 아니라 복지 혜택엔 무임승차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확산됐다. 특히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 테러를 비롯해 이민자 범죄가 잇따르면서 반이민 정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미국 대선에서도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워 불법 이민을 막겠다고 할 정도로 이민 문제는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자리·복지 뺏긴다" 불만
세계 곳곳 반이민 정서 확산
이민자 수가 전체 인구의 13%에 달하는 영국에서도 반이민 정서는 예외는 아니었다. 1993년에 380만 명에 불과했던 영국 내 이민자 수는 지난해 840만 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일자리 문제와 주택난 등을 이민자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가 영국 국민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영국의 한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4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7%의 응답자가 이민자 문제가 영국사회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했다. 경제를 꼽은 응답자는 이의 절반에 불과했다. 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