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저금리發 상승기류' 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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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파트 시장 하반기 전망

올 상반기 부산 아파트 분양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해 12월 정부의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 발표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큰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전국 최고의 호황을 기록했다. 전국 1위 청약 경쟁률과 최대 청약자 수 기록이 모두 부산에서 나왔을 정도다. 하반기 부산 아파트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상반기 부산 아파트 시장 '대박'

부산의 상반기 아파트 시장은 지난해 12월 정부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일시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2분기에 접어들면서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기존의 원금 상환 방식과 달리 원리금을 상환하도록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기존 아파트 모두 다소 얼어붙는 모습이었으나 회복하고 있는 상태다.

상반기 매매 상승률 '전국 2위' 기록
1%대 금리에 투자처 잃은 여유자금
월세 수입 기대, 수익형 부동산 찾아

하반기 강서·사하에 입주물량 집중
주변 지역 아파트 가격 변화 있을 듯
분양시장은 입지·브랜드 따라 양극화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은 0.66% 올라 '보합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56%로 가장 많은 상승 폭을 보였고, 부산은 1.47% 올라 두 번째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는 전국적으로 상승세였지만 올해 들어 하락한 지역도 생겼다. 대구는 전국 시·도 중 가장 하락 폭이 커 1.93% 떨어졌으며, 경북 1.06%, 충남 0.51%, 충북 0.38%, 경남 0.15% 하락했다. 부산과는 대조적인 양상.

부산이 하락세를 면치 못한 다른 지역과 달리 안정적인 상승 국면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수급 안정'을 꼽을 수 있다. 대구를 비롯해 하락세를 보인 대부분의 지역은 지난해부터 문제로 지적돼 온 공급 과잉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침체를 면하지 못했다. 부산은 대구 등과 달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 공급된 게 가격 안정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 분양 시장 역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아파트 계약률이 떨어지는 등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리금 동시 상환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들이 실제 계약을 꺼리는 상황이 곳곳에서 생겨나서다. 이후 부산 지역 재개발 현장을 중심으로 잇따라 청약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4월 이후 부산 분양 시장은 전국 최고의 호황을 기록했다. 지난달부터 부산에도 정부의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서 부산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었지만, 가격은 전세 부족 현상 영향으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한국은행은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2015년 6월 이후 1년 만으로 사상 최저치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여신심사 강화 후 증가한 대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의 조치로 평가된다. 정부는 과도한 가계 대출 증가로 인한 부담을 줄이고, 기업의 대출 부담감 축소를 통해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동산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은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자산 중 부동산 편중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인들에게 기준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선 저금리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엔 '훈풍'이 불어올 것이란 게 건설·부동산업계의 전망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급속하게 늘고 있고, 예금 금리 1%인 시점에 은행으로 몰리던 돈이 아파트와 수익형 부동산 등으로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의 40대 이상 시민들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이 때문에 부동산을 활용해 생활을 꾸려 나가는 기간이 다른 나라에 비해 길 수밖에 없다. 평균 수명의 연장과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부동산에 대한 실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영산대 부동산자산관리전공 서성수 교수는 "대한민국 베이비붐 세대들에게 현재와 같은 저금리 시대에서 다른 투자처를 찾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아파트 시장, 양극화 심화될 수도

상반기 안정세를 보였던 부산 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2천600세대, 4분기 5천775세대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다른 지역에 비해 공급 물량 과잉에 따른 부담감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올 3분기에는 금정구 구서동 '구서SK뷰 1·2단지'(693세대)가 오는 8월에 입주를 시작한다. 9월에는 동래구 사직동 'KCC스위첸'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3분기에 입주하는 아파트의 경우 부산 전체 아파트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4분기에는 3분기보다 배 이상 많은 5천775세대가 입주한다. 아파트 입지도 사하구와 강서구, 수영구, 연제구 등으로 다양하다. 사하구 구평동 'e-편한세상 사하1차'(1천68세대)와 수영구 민락동 'e-편한세상 광안비치'(396세대)가 10월에 입주하고, 11월에는 강서구 명지동 '명지협성휴포레'(1천664세대)가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12월에는 사하구 신평동 '부산 신평LH천년나무'(900세대)와 연제구 연산동 '시청역 브라운스톤연제'(304세대)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강서구와 사하구에 입주 물량이 집중돼 있어 주변 지역 아파트 가격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올 연말 도시철도 1호선 연장선인 다대선이 개통을 앞둔 만큼 서부산권 아파트 시장의 물량 부담으로 인한 가격 약세 현상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아파트 시장의 경우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심리적 부담감이 시장에 크게 작용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의 변화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은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어 큰 인기를 얻을 수 있다.

하반기 주요 신규 분양 아파트 단지 중에는 다음달로 예정된 북구 만덕동 '부산만덕5지구' 공공분양(1천677세대) 물량이 손꼽힌다. 이를 비롯해 남구 대연동 '대연자이(965세대)', 동래구 명륜동 '명륜자이(657세대)'가 각각 8, 9월로 예정되어 있다. 동래구 명장동 e-편한세상 부산명장(1천384세대)과 서구 서대신동 '서대신6구역(773세대)'도 각각 10, 11월 분양될 예정이다.

부산일보부동산센터 이영래 센터장은 "분양 시장 분위기에 따라 분양 예정인 아파트들의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주택 시장의 경우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만큼 분양 시장은 입지와 브랜드에 따라 양극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그래픽=류지혜 기자 bir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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