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유통, 홈플러스·킴스클럽 인수 결국 무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매출 3조 달성 '먹구름'

향토기업 ㈜서원유통의 홈플러스·킴스클럽 인수 작업이 무산됐다.

서원유통 관계자는 15일 두 대형마트 인수 협상과 관련, "양측이 서로 제시하는 조건이 맞지 않아 인수 논의는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원유통 김기민 대표이사는 지난 3월 5년 내 매출 3조 원 달성이라는 '비전 2020'을 제시하면서 홈플러스와 킴스클럽 영남권 매장 인수 의지를 보였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신규 매장 설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시내 대형마트를 인수함으로써 매출 3조 원 달성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비록 서원유통이 부산·경남의 유통 강자이긴 하지만 991㎡(300평) 내외의 소형 마트를 주력으로 하는 향토업체가 '전국구' 대형마트를 잡겠다고 나선 것은 유통가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킴스클럽은 부산 4곳을 비롯해 영남 지역에 총 10개 매장을 갖고 있고, 홈플러스는 이 지역에 대형마트만 26개를 보유 중이다.

실제 서원유통은 최근까지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와 킴스클럽 매각을 추진 중인 이랜드와 협상을 벌여왔다. 얼마 전에는 경남 김해시 홈플러스 장유점에 대해 매각이 성사 단계에 이르렀다는 얘기도 흘러나왔지만, 결국 최종 합의에는 실패했다. 서원유통은 장유점과 경북 칠곡점 등 일부 매장만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반면, MBK파트너스 측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다른 매장까지 함께 매각하기를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간 임금 격차도 커서 고용 승계 등 복잡한 문제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서원유통은 앞으로 기존 방식대로 시 외곽의 소형 마트 확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들어 대다수 유통업체의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전 무산으로 서원유통의 2020년 매출 3조 원 목표 달성도 쉽지 않게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원유통은 지난해 부산 등 영남권 77개 직영점에서 1조 5천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한편 이랜드는 킴스클럽 매각과 관련, 미국계 사모투자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BINDING MOU)를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양측은 한 달간 최종 매각가와 매각구조를 결정한 뒤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전창훈 기자 jch@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