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관절염 증상과 치료법] 손마디 붓고 주먹이 쥐어지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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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관절염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병 확률이 높고, 특히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사진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손 모습. 이충원 뉴마내과의원 제공

주부 김현정(43)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손, 발이 자주 부었다. 때로는 주먹이 잘 쥐어지지 않기도 했다. 김 씨는 '집안일을 많이 해서 그렇겠지, 운동을 요즘 안 했구나'라고 생각하며 무심코 넘어갔다. 하지만 얼마 뒤 심한 관절 통증과 부종이 발생해 병원을 찾은 김 씨는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충원 뉴마내과의원'(부산 연제구 연산동) 이충원 원장은 "김 씨처럼 그나마 조기에 진단을 받으면 완치는 가능하지만, 그 시기를 놓치면 치료하기가 힘들어진다.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질환"이라고 경고했다.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병
퇴행성 관절염과 달라
전 연령층에 환자 분포
10명 중에 8명이 여성
조기 치료 시 70%가 완치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병


류마티스 관절염은 많이 알려져 있는 질병이다. 그러나 흔한 관절염은 아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100명 중의 1명 정도가 앓는 드문 질환이다. 어느 연령층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 65세 이후에는 발병률이 3~5%에 이른다. 특히 환자 10명 중 8명이 여성일 정도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사진은 환자의 엑스레이와 손 모습.
류마티스 관절염의 초기 증상은 아침에 손가락과 발가락이 무겁고, 움직이기 힘들며, 관절 마디가 붓는다. 일반적으로 좌우 대칭적으로 발생하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통증과 주먹이 잘 쥐어지지 않는 증상이 있다. 이른바 '조조 강직'이다. 조기 치료의 시기를 놓치면 관절의 파괴가 일어나서 관절의 변형이 나타나고 기능이 저하돼 영구적으로 장애가 남을 수도 있다.

50대 이상이 되면 무릎, 어깨, 손가락 등 관절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다반사다. 관절은 반복적으로 사용할수록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점진적으로 손상돼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일이 잦다. 이게 바로 일반적인 퇴행성 관절염이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 통증이라는 주된 증상은 유사하지만, 전혀 다른 질환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의 물리적 사용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발병하는 만성 염증성 전신질환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체중의 상당 부분을 지탱하는 무릎 관절에서 발생하기 쉽고, 어깨, 고관절 등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주로 손목과 손가락, 발의 작은 관절에 발생한다. 특히 손가락의 중간 마디와 처음 마디가 도드라지는 특징을 보인다.

이충원 원장은 "퇴행성 관절염은 기본적으로 관절을 사용할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휴식을 취하면 다소 완화된다. 이에 반해 류마티스 관절염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하게 굳으면서 통증이 나타난다"면서 "따라서 이른 아침부터 관절의 강직 증상이 계속되고 전신의 피로감, 체중 감소, 미열 등 전신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퇴행성 관절염이 아닌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이충원 원장이 환자를 상담하고 있는 모습.
■최신 진단법과 치료제로 완치 가능

그렇다면 어떻게 조기에 정확하게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할 수 있을까.

지난 2010년 전 세계 류마티스 전문가들이 모여서 논의한 끝에 새로운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법을 발표했다. 이 진단법에 의해 이전보다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

이 원장은 "류마티스 관절염 질환 여부를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겼고, 이를 설명하는 책자와 스마트폰 앱도 시중에 나와 있다"면서 "불치병이라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조기에 진단하고, 최신 치료 약물을 사용한다면 70%까지 완치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는 예전에는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항류마티스제(면역조절제)가 치료의 전부였다. 스테로이드는 효과적인 소염제이지만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 장기간 필요 이상의 과량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소염제 등으로 염증을 조절해도 관절의 파괴는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소염제와 항류마티스제를 동시에 사용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2차 치료제로 생화학제가 개발돼 혈관이나 피하에 주사한다. 더 나아가 생화학제 주사에도 반응이 없는 일부 난치성 환자에게는 '토파시티닙'이라는 경구용 신약이 3차 치료제로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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