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불똥에 고등어 데워 먹으라는 해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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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구울 때 미세먼지가 크게 발생한다는 환경부 발표와 관련해 해양수산부가 속수무책으로 일관해 수산업계의 비난을 사고 있다. 해수부는 환경부의 '불똥이 엉뚱한 데로 튀는' 섣부른 발표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은 커녕 오히려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으라'며 이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장우 해수부 수산정책관은 1일 브리핑에서 '고등어 구울 때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대책은 없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미세먼지 측면에서는 그런지 몰라도 영양성분에서는 오메가3과 불포화지방산(EPA) 등이 풍부해 많이 먹는 게 좋다"고 전제한 뒤 "구울 땐 미세먼지가 나올 수 있지만 레토르트 파우치 식품은 전자레인지로 데우면 되기에 괜찮다"고 말했다. 즉 굽지 말고 데워먹으라는 것이다.

환경부 발표 적극 대응 못하고
고작 조리법 대안 제시 '원성'

고등어 소비 침체 조짐에
어민, 오늘 환경부 항의 방문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달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완전 밀폐된 곳에서 고등어를 구워보니 최대 2천290㎍/㎥의 미세먼지가 발생했다. 대기에서의 초미세먼지 주의보 기준(매우 나쁨)인 90㎍/㎥의 25배를 넘는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이 같은 해수부의 입장은 무대책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레토르트 포장으로 판매되는 고등어는 생물로 팔리는 고등어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고, 생선류 조리를 모두 레토르트로 대체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들은 '국민 생선' 고등어의 조리법으로 구이를 가장 선호하고 있다.

대형선망수협 관계자는 "환경부 발표는 완전 밀폐공간에서 실험한 것으로 실제 가정환경과는 다르다"며 "해수부가 일반적인 가정의 경우 미세먼지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또 얼마나 환기를 하면 문제가 없는지 등 환경부 발표에 적극적인 대응논리를 개발하고, 소비자와 수산업계를 안심시키는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생선을 구울 때는 충분히 환기되는 장소에서 굽고, 조림과 찜과 같은 다른 조리법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조리법으로 먹으면 될 것"이라고 말해 환경부 발표에 더 동조한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해수부 내에서는 삼겹살 등 고기류도 구울 때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 만큼 농식품부와 함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는 실정이다.

대형마트의 고등어 발주량이 대폭 줄어드는 등 고등어 소비가 침체하자 대형선망수협은 지난달 31일에 이어, 3일 부산공동어시장, 부산고등어식품전략사업단, 부산공동어시장 중도매인협회, 전국선망선원노조 등과 연대해 단체로 환경부를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

김덕준·이현정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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