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도로 '경치 구경'에서 '역사 체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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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임응식 기자가 찍은 1951년 당시 부산의 피란민촌. 동아대박물관 제공

산복도로 관광의 패러다임이 독특한 분위기와 절경을 둘러보는 것에서 6·25 등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역사체험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산복도로 가이드 투어 전문업체인 여행특공대의 손민수 대표는 지난 3월 대전시와 협약을 맺고, 월 1회 6·25 전쟁 당시 부산에 피란을 왔던 어르신을 부산으로 초청해 무료로 여행과 숙박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행특공대-대전시 협약
어르신 초청 피란지 여행
서구청도, 피란수도 투어


교통비는 대전시가 부담하고, 숙박은 코모도호텔이 후원한다. 대전시장이 산복도로 문화상품화에 관심이 많은 덕분에 기획이 됐다.

손 대표는 "지난 17일, 어르신들과 함께 기억과 향수를 주제로 산복도로를 둘러보는 투어로 진행됐다"며 "50년 만에 부산을 찾으신 어르신들은 당시 힘들었던 피란살이 등을 회상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자체도 이런 역사 흔적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부산 서구청은 다음 달 3일부터 이틀간 피란수도 부산 야행(夜行)을 진행한다.

6·25 전쟁 당시 정부청사로 쓰인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과 대통령 관저로 쓰인 임시수도기념관, 피란민 이주지역인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등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

한국전쟁 당시 전선에서 소식을 전달한 고 임응식 기자의 사진전, 어려운 전쟁 당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검정고무신도 선보인다.

손 대표는 "최근 들어 경치만 둘러보고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숨어있는 이야기를 듣고, 과거를 추억하며 옛 역사를 배우는 여행의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스토리텔링을 넘어 깊이 있는 역사를 느끼고픈 여행자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손 대표는 "산복도로는 아픈 역사를 배우면서 부산만의 독특한 경치를 느끼게 해주는 여행 보따리다"고 덧붙였다.

부산시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산복도로를 비롯한 원도심권 '피란수도'를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는 절차를 진행중이다. 이를 담당하는 류승훈 학예연구사는 "올해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록하는 것이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조소희 기자 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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