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완 연제구의사회 회장 "의사는 환자와 공감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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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사가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디가 아프세요?" "OO가 아픕니다." "그럼 OO 처방전 드릴게요."

다른 의사가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디가 아프세요?" "OO가 아픕니다." "아~ 네~ OO가 아프세요? 많이 힘드시죠?"

두 의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웰니스병원 강동완 병원장은 "두 의사의 차이점은 바로 공감 능력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취임 인문학 강좌 개최
설득·소통·가치관, 주제 다양
매주 '웰니스음악회' 열기도

지난달 부산 연제구의사회 회장으로 취임한 강 병원장은 오는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산지원 15층 강당에서 연제구의사회 인문학 강좌를 개최한다. 이달부터 격월로 열리는 인문학 강좌는 앞으로 2년간 지속된다.

그는 "연제구의사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을 당시부터 회장이 된다면 과연 회원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해왔다"며 "의사들이 전문지식 공부는 많이 했지만 환자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따로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인문학 강좌를 개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역구 의사회 차원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강좌를 개설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첫 강좌 주제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를 위해 강 병원장은 서울의 CEO(최고경영자) 교육 전문기관인 'IGM 세계경영연구원'과 협약을 맺었다. 첫 강좌 주제 외에도 '가치관 경영', '설득의 비밀' '소통 리더십' 등 다양한 주제를 준비해 놓고 있다.

강 병원장은 "의사는 의사대로, 환자는 환자대로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결국 환자로 하여금 의사나 병원에 섭섭한 감정을 느끼게 하고, 치료 효과도 떨어뜨리게 만드는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의사는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하지 공감하려는 노력은 다소 부족한 게 현실이다"며 "환자가 원하는 것을 의사가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인다면 의사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도는 더 높아질 것이며, 치료 효과도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번 인문학 강좌도 의사들이 환자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자세를 함께 배우고,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게 강 병원장의 설명이다.

강 병원장은 이와는 별도로 환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 병원 로비에서 '웰니스음악회'를 매주 열고 있다. 현재까지 9년 동안 펼쳐진 463회 공연은 의료진과 환자, 가족이 함께 어울리며 하나가 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강 병원장은 '메세나(문화예술에 적극 지원함으로써 사회 공헌과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활동)'에도 열정적이다. 10년째 예술인들을 후원해 오고 있다.

강 병원장은 "음악회 등을 개최하는 것도 환자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부산의 도시 브랜드를 올리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해 보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며 "이번 인문학 강좌에도 많은 의사가 참여해 주셨으면 하고, 이를 통해 의사와 환자들이 서로 더 행복한 만남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류순식 선임기자 ssry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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