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 똑똑하게 고르고 쓰는 법] 프라이팬 유통기한 있다는 것, 명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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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한두 개쯤은 사용 중인 프라이팬. 1인 가구나 다인 가족 할 것 없이 누구나 사용하는 주방용품이지만 막상 구입하려고 하면 어떤 제품을 사야 할지 고민이 된다. 요리의 종류에 따라서도 각기 다른 프라이팬을 사용해야겠지만 요즘은 어떤 재질로 만들어졌느냐도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가족 건강을 생각하는 주부들이 늘면서 프라이팬 고르기가 아주 깐깐해지고 있다. 식탁 위의 안전, 그중에서도 조리 기구의 올바른 사용법을 통해 유해 물질 걱정 없는 주방을 시도해 본다. 프라이팬 똑똑하게 고르고, 쓰는 법이다.

■당신의 프라이팬은 안녕하십니까?

프라이팬 취재를 위해 백화점과 홈 인테리어 숍의 생활용품 코너에 가 보고 깜짝 놀랐다. 재질에 따라서 알루미늄 프라이팬, 스테인리스 스틸(이하 스테인리스) 프라이팬, 주물(무쇠) 프라이팬으로 구분하는 것까진 알겠는데 무슨 코팅을 사용한 제품이라고 점원들이 설명하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반영구적인 스테인리스 팬
세척·불 조절 어려운 게 단점

영양 파괴 적고 음식 맛 좋은 무쇠 팬
튼튼하지만 무거워 다루기 힘들어

코팅 팬은 매번 물로 씻지말고
열 남아 있을 때 키친타월로 닦아야


"우리 제품은 세라믹 코팅을 했습니다…저희 건 다이아몬드 코팅보다 강한 스톤 코팅입니다…이건 다이아몬드 4중 자일란 코팅으로 음식이 달라붙지 않습니다…실라간이라는 광물질을 사용했습니다…."

그러잖아도 '눌어붙지 않는(논 스틱·Non-stick)' 프라이팬의 대명사 '테플론'에 사용되는 불소수지 코팅제의 핵심인 과불화 옥탄산(PEOA·Perfluorooctanoic acid)이 건강에 위협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서 이름만 다른 코팅 프라이팬은 안전할까 싶어서 의구심이 증폭되던 참이었다. 

독일 실리트사에서 개발한 세라믹 혼합체 '실라간' 팬. 실리트 제공
국내 주방용품 브랜드 '네오플램' 마케팅팀 이정화 팀장은 "프라이팬 코팅은 일반적으로 불소수지, 세라믹, 에나멜 등으로 분류하는데 여기다 다이아몬드 가루, 시나몬, 테플론, 스톤 등의 재료를 업체 특유의 기술력으로 첨가해 이름을 붙이는데 어느 게 좋다, 단단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세계적인 브랜드일수록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제품을 강조하고 있어서 소비자가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해성 논란에도 코팅 팬이 대세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코팅 프라이팬. 한샘 제공
'가볍고 열전도율이 높아 비교적 요리가 쉬운' 덕분인지 알루미늄 코팅 팬이 대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단, 코팅 부분이 벗겨질 경우, 유해한 성분이 나와서 중금속 중독 현상이 우려됐다. 코팅은 한 번 벗겨지면 복원할 수 없기 때문에 실리콘이나 나무 소재 조리 도구와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1954년 눌어붙지 않는 코팅 프라이팬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 프랑스 '테팔'의 경우, 스테인리스 팬도 출시하지만 알루미늄 코팅 제품 판매량이 90%를 차지하고 있다고 관계자가 귀띔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키친아트 강창숙 매니저는 "코팅 프라이팬은 매번 물로 씻기보다는 열이 남아 있을 때 키친타월로 닦아 주는 게 좋다"면서도 "긁히거나 오래 사용해서 코팅이 벗겨지면 오염된 중금속을 음식과 함께 섭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주 교체하는 게 정답"이라고 말했다.

한샘플래그숍 센텀점 이강배 팀장도 "주방 기구, 프라이팬도 유통 기한이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면서 "특히 코팅 프라이팬은 양념이 많이 들어간 한식 요리를 할 경우 수명이 더욱 줄어들기 때문에 유통 기한(1~2년)이 안 되더라도 코팅이 벗겨지면 바로 교체해야 건강한 먹거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주부들은 가정에서 코팅 프라이팬을 사용하면서 '스크래치 한두 곳쯤이야'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도 여전하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발견된다.

■스테인리스 팬 사용과 보관법
구이와 볶음 요리 등에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인리스 팬. 휘슬러 제공
WMF, 휘슬러, 실리트 등 독일 브랜드 제품으로는 무쇠도 있었지만 스테인리스 팬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소량의 기름으로도 조리할 수 있으며 녹슬지 않는 소재라 관리만 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스테인리스 팬은 스테이크처럼 짧은 시간 내에 고열로 바싹 익히는 요리에 적당하다고 했다. 단, 스테인리스 팬은 관리와 세척이 어렵고, 불 조절이 힘든 점이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휘슬러'의 남진향 매니저는 "적절한 예열 없이 사용했다가는 태우기 십상"이라면서 "조리 전에 팬을 충분히 달군 후 물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서 튀어 오르지 않고 구슬처럼 또르르 구르면 예열이 잘 된 상태로 판단하고 기름을 두르고 요리를 시작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리트'의 이문경 매니저는 "스텐에 이물질이 묻었을 경우 부드러운 천이나 스펀지에 비연마성 스텐 세제(실리트광약)를 조금 묻혀 닦아 주고, 찬물에 식초나 레몬즙을 서너 방울 넣고 한 번 끓여 주면 효과적"이라고 말한 뒤 "음식물이 타서 눌어붙었을 때는 팬 바닥에 베이킹소다를 뿌리고 뜨거운 물을 붓거나 바닥이 잠길 만한 그릇에 물을 약간 넣은 후 중불로 끓인 다음 나무주걱으로 떼어내되 거친 수세미는 스텐 광택에 손상을 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영양 파괴 없고 음식 맛 좋은 무쇠 팬

프랑스 에나멜 무쇠 주물 조리기구 사인 '르크루제', 일본 모리오카 지방의 400년 전통 철기 주방용품 브랜드 '이와츄', 100년 전통을 자랑한다는 미국산 무쇠 조리기구 '롯지'사 제품도 눈길을 모았다.

특히 향토기업으로 경남 김해 생림면에서 3대째 전통 가마솥과 주물 프라이팬 등을 만드는 '운틴가마'는 선철 100% 재료만 고집하면서 도매(부산 직영 매장 051-244-9798)도 하지 않는 브랜드. 운틴가마 최삼규 대표는 "무쇠야말로 꾸준히 사용할 경우, 자연스럽게 철분 섭취까지 도와주는, 유해 물질로부터도 안전한 용기"라고 자랑했다. 최 대표는 "무쇠는 빠른 열전도율과 높은 복사열로 음식 조리 시간이 빨라 영양 파괴가 없고 음식 맛이 좋다. 처음 길들이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2~3년만 사용하면 팬 내부가 유약을 발라놓은 듯 반들반들하다"고 설명했다.
향토기업 '운틴가마'에서 100% 선철로 만든 주물 프라이팬. 운틴가마 제공
하지만 철 수세미로 어지간히 빡빡 문질러도 흠집이 생기지 않을 만큼 튼튼하고 무거워 주부들이 일상적으로 다루기에는 손목 등에 부담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롯지' 제품을 사용 중인 이인미 사진가는 "묵직한 무게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코팅이 벗겨질 염려도 없고, 조리 중 수분이 날아가지 않아 두툼한 고기나 생선을 육즙이 살아 있는 상태로 즐길 수 있어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코팅 프라이팬과 스테인리스 팬에 비해 가격은 좀 센 편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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