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최저… 은행 수수료 인상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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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권의 예대 금리 차이가 역대 최저 수준인 1%포인트대에 진입하면서 은행들이 예금 금리 인하와 수수료 인상으로 수익 증대에 목을 매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가계들의 부채 부담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쉽게 수익성을 추구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97%P로 추락
수수료 100~200원 올려
수익 악화에 예금 금리 인하
"가계 부담 불구 당국 묵인"

16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권의 원화 예대 금리 차이는 1.97%포인트로 2014년(2.18%포인트)보다 0.21%포인트 떨어졌다. 예대 금리 차이(예대마진)는 은행의 가장 기본적인 수입원인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를 말한다.

지난해 예대 금리 차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9년 이후 역대 최저 수치다. 1999년 이후 3%포인트대를 유지하던 예대 금리 차이는 2008년 2.99%포인트로 떨어지면서 처음으로 2%포인트대에 진입했다.

작년 원화 대출금리(대출채권 평균이자율)는 은행 평균 연 3.62%로, 역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다. 예금금리인 원화 예수금 평균이자율도 작년 사상 처음으로 1%대로 추락했다.

예대마진 축소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은행들은 수신금리를 내리고, 수수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계좌이동제를 대비해 만든 '우리웰리치 적금'의 수신금리를 0.3%포인트 내렸다. 조선·해운에 대한 부실로 거액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농협은행도 지난 3월 수신금리를 최대 0.1%포인트 인하했다. 외국계 시중은행인 SC제일은행은 '두드림통장'의 수신금리를 0.3%포인트를 내렸다. 한국씨티은행도 최근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의 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반면 수수료는 잇따라 오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13일부터 하나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다른 은행으로 이체하는 경우에는 영업시간을 기준으로 기존 800원에서 1천 원으로, 영업시간 외에는 900원에서 1천 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외화 송금 수수료 체계를 변경하면서 일부 구간을 인상했다.

앞서 은행들은 예대 금리 차이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수수료 사업에 매진했다. 작년 은행권의 수수료 수익은 7조 451억 원으로, 2012년 이후 3년 만에 7조 원대를 넘겼다.

특히 국민은행이 1조 1천197억 원을 거둬 전체 은행권에서 수수료 수익을 가장 많이 냈다.

이처럼 은행권이 수신금리 인하와 수수료 인상으로 '수익 몰이'에 나서면서 가계 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금융 소비자들의 부담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수신금리를 낮추거나 대출금리를 높이는 방법으로 국내 은행들은 손쉽게 돈을 벌려 하고, 당국은 이를 묵인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대식 기자 pr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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