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미군 생화학 실험장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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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피터 프로젝트' 시민단체 등 반발 본격화

부산의 시민단체 관계자가 부산 남구 감만1동에 위치한 미군 전용 부두인 감만8부두 앞에서 생화학 실험이 포함된 '주피터 프로젝트' 시설 도입에 반대하는 1인 시위에 돌입했다. 부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제공

미 국방부가 생화학전 대처 능력을 기르기 위해 추진 중인 연구 과제 '주피터(JUPITR) 프로젝트'가 부산에서 처음으로 공식 실시된다. 실험을 위해 탄저균, 페스트균 등 인체에 치명적인 세균이나 바이러스 샘플이 부산에 유입될 수 있어 논란과 함께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부산 남구 감만동에 위치한 미군 전용 부두인 감만8부두 내에서 주피터 프로젝트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본보 취재진에게 보낸 이메일 답변을 통해 "부산 감만 8부두는 군사항구로서 전략적으로 중요하고 인구밀집 지역과 가까워 주한미군사령부 작전참모부가 주피터 프로젝트의 첫 도입 장소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주피터 프로젝트 부산 도입이 공식 확인된 것이다.

탄저균 등 살포 대비한 연구
감만 8부두서 국내 첫 도입
본보, 주한미군서 공식 확인

주피터 프로젝트는 야전에서 채취한 생화학 독성물질을 이른 시간 내 분석해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국내에서는 이 프로젝트가 경기도 오산과 서울 용산, 전북 군산 등 3곳의 미군 기지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한미군사령부가 공식적으로 주피터 프로젝트를 도입한다고 밝힌 곳은 부산이 처음이다.

이 프로젝트의 문제는 생화학 무기로 사용되는 물질이 부산 곳곳에서 떠다닐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오산에 있는 미군기지에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달된 것도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됐다. 주한미군의 핵심 연구시설이라는 점에서 전쟁 등 유사시에 적군의 직접 타격 대상이 된다는 것도 시민 안전에 상당한 위협 요인이 된다.

부산에서 주피터 프로젝트가 도입된다는 사실은 미국의 군사전문 잡지 '시그널(SIGNAL)' 3월호(2016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미군 생화학방어합동참모국의 캔 캄머러 소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부산에 생화학전에 대비할 특별한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며, 시기는 올해 3분기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한 군수 전문 하청업체는 지난달 중순 주피터 프로젝트에 참여할 인력 공고를 내면서 "이 프로젝트는 부산에서 이뤄질 것이며 근무지도 부산"이라는 점을 명시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미군 내부적으로 결정을 끝낸 상태임에도 공개를 미뤘다는 부분을 이해할 수 없다"며 "지역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 측에서 결정을 내리는 사안이라 주한미군은 이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미군이 주피터 프로젝트 부산 도입을 공식화함에 따라 큰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주피터 프로젝트가 중단될 수 있도록 부산 시민사회의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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