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제조·국적 크루즈 무산 부산 해양관광산업 '벼랑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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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불황 여파 삼주에스텍 본사 중국 이전

부산의 '미래 먹거리'인 해양관광산업이 채 피기도 전에 시들고 있다.

최근 이 분야에 맹렬히 투자하고 있는 중국의 위협, 여기에 최근 국내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의 한파가 엄습하면서 지역 해양관광산업이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조선·해운업계 불황 여파
삼주에스텍 본사 중국 이전
관련 법안 처리 등 지원 절실

정부의 부산 지역 해양관광 '규제 프리존' 지정이나, 국회에 계류 중인 해양산업클러스터법의 조속한 처리 등 관련 지원책이 더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지역 요트제조업체인 ㈜삼주에스텍은 사하구 감천동의 본사를 중국으로 이전키로 했다. 백승용 ㈜삼주 회장은 15일 본보에 "삼주에스텍의 중국 선전 이전을 위해 현지 투자회사, 건설회사 등과 법인을 만들어놓은 상태"라며 "중국 선전전해자유무역지구 내 부지로 조만간 인력과 시설 등을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백 회장은 삼주에스텍의 이전 배경에 대해 "국내와는 달리 확대일로인 중국의 요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 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하려는 자세를 보여 결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지난해 2월 부산시와 52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한 세계 3위 요트 생산업체 셰퍼의 투자 계획도 무산 위기다. 브라질 국적의 셰퍼는 강서구 미음산단 내 외국인투자지역 1만 101㎡ 부지와 북항재개발 부지에 요트 생산시설을 순차적으로 건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 조선업과 해운업이 전방위 위기를 맞자 투자 계획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셰퍼 측은 최근 대체 부지를 물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부산으로 오는 해외 크루즈 관광객 증가로 그 필요성이 절실해진 국적 크루즈선 취항도 마찬가지다. 현대상선과 팬스타라이너스는 지난해 12월 국적 크루즈선 운항을 위해 코리아크루즈라인㈜(KCL)을 설립했으나, 현대상선이 최근 해운 구조조정 '쓰나미'에 휩쓸리면서 좀체 진척이 없다. 팬스타그룹 관계자는 "현대상선 측 사정으로 올해 계획했던 크루즈선 구입이나 중국 시범운항 관련 논의도 6개월째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당초 KCL은 2017년 여름께 국적 크루즈선을 띄울 계획이었으나, 현재로선 내후년 운항조차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부산의 한 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간 해양관광 분야도 중국에 모든 주도권을 뺏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창훈·박진국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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