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뚝' 끊긴 울산·경남 고용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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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체가 몰린 울산, 경남 지역의 4월 고용 상황이 악화됐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의 실업률은 3.5%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4월 전체 실업률(3.9%)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실업률 상승 속도가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울산 실업률 올 들어 3%대
2011~15년 2%대와 대비
경남도 올해 '고공행진'
조선 불황에 고용 '직격탄'


연간 울산의 실업률을 보면 2011년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 2%대였다. 작년에 그나마 높아진 수치가 2.9%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울산의 실업률은 1월 3.6%, 3월 3.6%로 올라갔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1월에는 1.0%포인트, 3월에는 0.7%포인트가 각각 상승했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조선소가 있는 경남 지역의 4월 실업률은 3.2%로 울산보다 소폭 낮았다. 그러나 1년 전보다는 0.7%포인트 뛰었다.

경남의 연간 실업률은 2010년 이래로 3%를 넘긴 적이 없었다. 2012년에는 1.9%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경남의 올해 월별 실업률은 1월에 3.1%, 2월 3.4%, 3월 3.9%로 수치가 3%대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울산과 경남 모두 고용지표가 나빠지고 있는 것은 조선소의 일감이 줄어들면서 협력사나 하청업체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먼저 시작됐기 때문이다. 여기다 조선업 인력의 실직으로 지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서비스업에도 불똥이 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분기당 100여 척을 수주하던 조선 빅3는 지난달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했다. 올 들어 4월까지 수주한 선박도 3사를 통틀어 8척에 불과하다. 오래전부터 경영 부진을 겪어온 상당수 중소 조선사들은 이미 구조조정카드를 다 꺼낸데다, 신규 수주마저 끊겨 더 이상 버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구조조정이 본격화하지 않았지만 일감이 떨어진 탓에 협력업체·하청업체에서 이미 인원을 많이 줄였고 비정규직도 많이 정리된 상태"라며 "조선업의 전·후방산업뿐 아니라 지역경제의 영향을 받는 도소매업, 숙박업 등도 어려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이 지역의 실업률이 큰 폭으로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연령별로는 30, 40대 남성의 취업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달 40대 남성 취업자는 389만 9천 명으로 작년 4월보다 4만 3천 명 감소했다. 이는 인구 감소폭(2만 2천 명)의 거의 배에 달하는 수치다. 40대 여성 취업자는 9천 명 감소해 인구 감소폭(2만 6천 명)보다 적었다.

30대에서도 남성 취업자가 4만 7천 명 줄어 인구 감소폭(2만 3천 명)을 넘어섰다. 이주환 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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