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열전] 세기의 대결 이세돌-알파고 1국-방심이 낳은 충격적인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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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 ● 이세돌

어떤 이는 충격이라고 했고 어떤 이는 방심이라고 했다. 둘 다 맞는 얘기다. 이세돌도 애당초 '알파고는 나의 상대가 아니다'고 공공연하게 말해 왔다. 승부사는 유리하다고 해도 50 대 50의 승부일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것이 통례라고 보면, 감히 5-0으로 이길 수 있다고 한 것은 순전히 알파고를 모르는 무지의 소산이었다.

첫판을 패했다. 그러나 이 첫판도 방심을 해서(실제로 그렇기도 했지만) 놓쳤다고들 생각하고 있었다. 그 예로 이세돌이 시간을 남겨 놓은 채 패했다는 것이다. 아직 한 판 가지고는 이세돌이, 아니 인간이 컴퓨터에게 패한다는 생각을 인정할 수 없다는 기류가 다수였다.

흑 7은 알파고의 전력을 탐색하기 위한 신수이며 변칙 수. 그러나 알파고의 정확한 진행으로 인해 포석은 백의 우세였다. 계속해서 알파고는 백 24, 26의 강력한 수법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백 80이 느슨한 선택으로 흑이 추격하게 되었고, 흑 93까지 역전이 되었다. 중도에 흑 '가', 백 '나'의 선수 교환만 해두어도 별수단이 없었을 것인데. 백 102의 승부수가 변화를 만들었다. 결국, 우상귀를 선수로 잡게 되어서는 백의 수확이 컸다.

흑 123이 패착이다. 이 수로는 그저 128의 곳으로 귀를 막아 두었다면 무난한 흑 승이었다. 우하귀의 실리를 빼앗기면서 역전이 되었다. 최후의 큰 자리 백 150을 차지하면서 백 승이 결정되었다. 백 불계승.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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