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못 찾는 돈 '금시장' 몰린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투자에 뛰어드는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장기 불황과 초저금리의 여파로 분석된다.

11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 따르면 올 들어 하루 평균 13.1㎏의 금이 거래되고 있다는 것. 이는 지난해 하루 평균치인 8.9㎏에 비해 47.8% 증가한 것이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지난해 3억 8천만 원보다 60.5% 늘어난 6억 1천만 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거래량이 5.4㎏에 그쳤으나, 연말 들어 각종 국제정세 불안 심리까지 커지면서 지난 1월 8.7㎏으로 급증했다. 2월에는 역대 최대치인 24.3㎏이 거래된 데 이어 3월 14.1㎏, 4월 7.2㎏을 기록했다.

경기 불황·초저금리 영향
KRX 하루 평균 거래량
지난해보다 47.8% 증가
개인투자자 비중 80% 육박

다소 주춤했던 거래량은 5월 들면서 10.2㎏으로 늘어나는 등 다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불거진 해운·조선의 구조조정 파문 등으로 경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은 경기와 국제 정세가 악화될수록 수요량이 증가하는 특성을 보이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설명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KRX 금시장에서 금을 사는 투자자 가운데 개인의 비중이 79.9%에 달하고 있다.

국내 전체 금시장에 금을 공급하는 실물사업자들의 인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 7㎏, 2015년 44㎏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 10일까지 총 129㎏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KRX 금시장에서 금을 구입해 일반 금은방 등에 다시 공급하는 금의 양의 크게 늘어났다는 의미다. KRX 금시장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최근 귀금속 도소매점을 통해 금을 구입, 집에 실물을 보관하려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만큼 금에 대한 선호도가 올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는 것.

금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KRX 금시장에 참여하는 계좌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시장이 2014년 3월 문을 연 이후 지난해 1월 활동 계좌 수는 2천488개로 늘어난 데 이어 현재는 7천592개에 달하고 있다.

KRX 금시장 관계자는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예금을 하거나 달러나 엔화 채권을 보유하는 이익과 이자 없는 금을 보유하는 것이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은 더욱 증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KRX 금시장의 가격은 장외 도매가 대비 평균 99.5%에 거래되기 때문에 인기가 크다"고 말했다.

천영철·김한수 기자 cyc@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