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 휴대폰' 해외 밀반출 전국 조직망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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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택시 정차 지점에서 택시기사로부터 분실·도난 휴대폰을 사들인 뒤 중국과 필리핀 등지로 팔아 거액을 챙긴 조직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들은 김해공항 인천항 등지를 통해 정식 수출하듯이 정기적으로 휴대폰을 해외로 밀반출했는데 해외에서는 최대 10배나 붙여 팔았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분실 또는 도난 휴대폰을 사들여 해외로 밀반출해 온 혐의(장물취득) 등으로 전국 각지에서 활동해 온 분실·도난 휴대폰 거래 조직 여러 곳을 적발, 이 가운데 해외 밀반출책 이 모(35) 씨 등 9명을 구속하고 42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 조직원에게 휴대폰을 몰래 팔아넘긴 택시기사 등 52명도 불구속입건했다.

'흔들이꾼' 통해 헐값 매입
中·필리핀 등지로 팔아넘겨
2천여 대 거래 10배 폭리
밀반출책 등 100여 명 검거

경찰에 따르면 이 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부산과 대구, 대전 등지에서 분실하거나 도난당한 휴대폰 2천423대(시가 18억 원어치)를 싼값에 사들인 뒤 해외에 불법 밀반출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6월 부산에서 휴대폰 액정을 밝혀 택시기사로부터 손님이 두고 내리는 분실 휴대폰을 사들이는 일명 '흔들이꾼'을 잡은 후 수사를 확대, 대전 이남 지역에서 활동해 온 대규모 휴대폰 불법 거래 조직 대부분을 붙잡았다. 주로 20대인 '흔들이꾼'은 택시기사에게 휴대폰을 1만~5만 원에 사들인 뒤 지역 매입 총책에게 5만 원가량 더 붙여 팔아넘겼다.

경찰은 각 지역 조직 중 중대규모 조직은 휴대폰을 대전으로 가져가 판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사건을 수사한 손수정 경사는 "해외 사용이 가능하도록 휴대폰을 변환하는 기술이 있고, 외국 판로를 가진 외국인 공범과 선이 닿는 사람은 국내에 그리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전에서 해외 밀반출책으로 활동하는 이 씨 등 2명을 붙잡았고, 이들에게 휴대폰을 판 각 지역 조직책들을 부산과 대구, 대전, 충청, 경북 지역에서 검거했다. 해외 밀반출책은 최종적으로 중국과 필리핀 등지에 휴대폰 대당 최대 60만 원 안팎까지 받고 판 것으로 드러났다. 흔들이꾼으로 활동해도 하룻밤에 30만~40만 원씩 벌었고, 해외 밀반출책의 경우 수억 원씩 손에 쥐고 외제차도 굴렸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한편, 울산 남부경찰서도 10일 손님이 택시에 놓고 내린 스마트폰을 사들여 장물업자에게 팔아넘긴 혐의(상습장물취득)로 이 모(33) 씨를 구속하고 고객의 분실폰을 빼돌린 택시기사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씨는 올해 초부터 약 3개월 동안 울산지역 택시기사들로부터 대당 3만~10만 원을 주고 스마트폰 56대를 사들여 이 중 38대를 밀수출업자에게 넘기고 500만 원가량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도 늦은 밤 도로변에 서서 스마트폰 액정 불빛을 흔들어 택시기사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흔들이 수법'을 사용했다.

김영한·권승혁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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