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저작권 분쟁에서 애플은 졌는데, 페이스북은 이겼다.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facebook)이 중국에서 '페이스 북(face book)'이란 브랜드를 등록한 회사를 상대로 한 저작권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베이징 고급인민법원은 광둥성에 있는 중산펄리버드링스라는 회사가 2014년에 '페이스'와 '북' 사이를 띄어쓴 '페이스 북'이라는 이름으로 상표권을 등록한 것을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번 페이스북 관련 판결은 지난주 애플의 저작권 소송 결과와 엇갈리는 것이어서 더욱 눈에 띈다. 최근 베이징 고급인민법원은 애플의 아이폰(iPhone)이 중국에서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도 중국내 가죽제품 업체 신퉁톈디의 'IPHONE' 상표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애플은 최고인민법원에 상고하기로 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페이스북 관련 판결에 대해 "페이스북은 인터넷 사용자가 7억 명인 중국 시장 진출이 막혀 있는데, 이번 판결은 중국 정부가 페이스북에 대한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있다는 신호"라며 "페이스북 금지 조치가 해제된다고 하더라도 엄격한 조건이 따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세계에서 인터넷 이용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구애해왔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가 지난 3월 중국을 방문해 인터넷 분야를 담당하는 류윈산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면담했으며 최악의 스모그 속에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조깅하기도 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