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화물창 설계회사, 부산에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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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화물창(탱크) 분야에서 처음으로 기술 국산화에 성공한 설계 전문회사가 부산에 들어선다.

순수 국내 기술로 LNG선 화물창을 설계할 수 있게 됨으로써 국내 조선사들이 해외 업체에 지급해 온 연간 3천억 원 규모의 로열티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위기에 직면해 있는 부산의 조선기자재산업을 한층 고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첫 국산화 성공한 KLT
센텀 사이언스파크서 개소
가스공사·조선 빅3 공동투자

연간 3천억 로열티 절감 기대


부산시는 오는 10일 해운대구 센텀 사이언스파크에서 LNG 선박 화물창 설계 및 감리 전문업체인 KC LNG TECH(KLT)가 개소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8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서병수 부산시장, 이철희 KLT 대표와 함께 한국가스공사 및 조선 3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 조선·해양업계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KLT는 한국가스공사와 '조선 빅3'가 지분을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합작회사로 LNG선 화물창 설계 부문에서 국내외 45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KLT가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형 화물창설계기술인 KC-1은 차별화된 기술에 안정성을 더욱 높였다. 또 화물창 건조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시장 진출이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조선 3사의 연간 LNG 선박 수주량은 20~50척으로 전 세계 발주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LNG선 화물창 건조량의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프랑스 GTT 사에 원천기술을 의존함으로써 선가의 약 5%(척당 100억 원)를 기술로열티로 지불하고 있다.

조선 3사가 GTT 사에 지불하는 기술로열티만 연간 3천억 원 규모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계 가스 시장의 빅 바이어인 한국가스공사와 국내 최대 조선업체들의 합작법인이 부산에서 본격 운영에 들어가면서 프랑스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LNG 화물창 설계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형 화물창 설계기술은 삼성중공업의 LNG선 2척에 우선 적용된다. KLT 측은 2018년부터 매년 3척(연간 100억 원 매출) 이상의 건조 계약을 수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영 부산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KLT가 조선 3사가 소재한 거제나 울산을 마다하고 부산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올해 미음산단에 유치한 'LNG기자재 시험인증센터'와 지역의 집적화된 해양·조선기자재 클러스터 등 우수한 인프라 및 풍부한 고급 인력 등이 최적의 입지 요건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라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조선산업과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의 고도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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