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이메일] '시따따'의 막강한 권력과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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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최근 중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금껏 '시따따(習大大)'로 칭해졌던 자신의 별칭을 앞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따따의 따따(大大)는 시 주석의 고향인 산시성 방언으로 '삼촌' 혹은 '아저씨'를 뜻한다. 그러나 큰 대자를 두 번 연속 붙여 부르는 것은 진나라 진시황제 이후 중국 역사상 최대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시 주석의 막강한 권력을 함의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실제로 '시따따'의 위력이 증명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19일 인터넷 안보 및 정보화 좌담회에 참석해 "인터넷 공간이 엉망진창이 되거나 생태 환경이 악화하면 인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인터넷에서의 공간 통치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국의 불법 동영상 사이트와 출판물 다운로드 사이트에 대해 일제검열을 지시하고, 해당 사이트가 불법 운영을 하지 못하도록 지시했다.

시 주석이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중국 온라인 공간에서의 저작권 문제 해결을 촉구한 것인데, 실제로 지난달 26일 이후 중국에서는 동영상, 음원 등 일부 유료 회원들로 구성된 합법적인 사이트를 제외하고 지금껏 논문 등 출판물을 전문으로 불법 게재해오던 사이트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며 자취를 감췄다.

시 주석의 지시가 즉시 시행된 것이다. 지금껏 십 수 년간 불법적인 방식으로 운영해오던 온라인 사이트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는 점에서 시따따의 위력은 가히 놀라울 정도라는 것이 현지 중국인들의 평가다.

이미 중국은 '불법 다운로드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고자 저작권 문제 해결을 국가 공식 사업으로 내세울 만큼 역량을 모은 바 있지만, 수 년째 저작권 문제 해결은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금껏 중국에서는 TV프로그램, 영화, 드라마는 물론 대학 교수 논문 등 출판물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상황이었다.

실제로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등에 원하는 저작물을 검색하면 수 백여 곳의 불법 다운 로드 사이트가 검색됐었다. 해당 저작물은 동영상과 출판물, 논문 등 콘텐츠 형식마다 서로 다른 전문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세분화 해 운영된 바 있다. 때문에 지금껏 이 분야에 대한 단속을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런데 문득 시 주석의 한 마디 말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한편으로 1당 체제로 운영되는 중국의 정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것은 아닌지 씁쓸한 의문이 든다.

베이징=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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