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정진석-우상호 "소통·협치하자"
새누리-더민주 원내대표 상견례
20대 국회 여야 원내사령탑인 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상견례를 했다. 분위기는 상당히 우호적이었다.
정 원내대표와 우 원내대표는 5일 오전 국회 더민주 원내대표실에서 약 10분간 면담했다. 두 원내대표는 여소야대의 3당 체제에서 소통과 협치를 하자며 뜻을 모았다.
우 "여야간 자율성 갖고
국회 운영 땐 적극 협력"
정 "대통령도 무리한 요구는
내리지 않을 것" 화답
서로 배려한 넥타이 '눈길'
우 원내대표는 "지난 19대 국회에선 여야 원내대표가 원만하게 합의해도 청와대가 개입해 합의를 뒤엎고, 합의 과정에서 청와대의 반대로 협의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에게 "여야 간 자율성을 갖고 국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 주시면, 저희도 합리적으로 자율성 갖고 대화·협력해서 국회가 원만히 운영되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도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지시를 내리는 일은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고, 우 원내대표는 "정부·여당과 대통령이 좀 바뀐 것 같게 만들어 주면 야당도 당면한 위기도 극복하고 국민의 민생을 도모하는 데 함께 나서겠다"고 답했다.
87년 민주화 운동 당시 두 사람의 인연도 화제가 됐다. 언론사 사회부 기자로 취재를 했던 정 원내대표는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 열사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있었던 이가 연세대 총학생회장이던 우 원내대표였다고 회고했다.
두 사람의 정치 이력도 거론됐다. 정 원내대표는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정치적 아들'로, 우 원내대표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치적 제자'로 불린다.
정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 의 스승(DJ)과 제 스승(JP)은 'DJP 연합'을 해서 국난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 두 분 어른은 협치를 처음으로 실천하신 분, 협치의 효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DJP 연합의 정신을 이어받아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협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제 정치적 스승(DJ)을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답했다.
넥타이도 눈길을 끌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DJ가 좋아했던 색"이라며 노란색 넥타이를 맸다. 우 원내대표는 양당의 화합 차원에서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더민주를 상징하는 파란색이 교차하는 넥타이를 맸다.
하지만 원내대표들이 협치를 강조한 것과는 별개로 두 당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3당 체제로 인해 각 당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선 날 선 공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국회의장 선출을 두고도 두 당은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