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바다, 지금이 제철] 부드러운 식감과 향긋한 단맛의 '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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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어민들이 여러 척의 목선을 이용하는 전통 어로법인 '육소장망'으로 숭어를 잡고 있다.

봄철 횟집에서 밀치라고도 불리는 숭어는 따뜻한 물을 좋아해 생활사에 따라 바다와 기수역을 오간다. 일반적으로 숭어와 가숭어는 이름이 서로 바뀌어 불리거나, 두 종 모두 숭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다. 봄철 수영강변을 걷다 보면 어린 어류가 물 밖으로 뛰어오르곤 하는데, 이것도 바로 숭어다. 어린 숭어는 봄철이 되면 부산의 수영강, 울산 태화강, 포항 형산강 등 기수역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바다에 살고 있는 성숙한 숭어는 봄철이 되면 눈에 반투명한 기름눈꺼풀이 생겨나 앞을 보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봄철 가덕도에서는 아직 원시어업 형태로 목선을 여러 척 이용해 잡는데 그 방법을 육소장망이라고 부른다. 어법은 160년 이상을 이어온 전통어법으로 지역축제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곳 가덕도에서 잡은 숭어는 최상품으로 쳐 왔고 봄철이 제철로, 육질이 부드럽고 향긋한 단맛이 있다고 한다.

겨울부터 봄까지가 제철
피로해소·정력에도 좋아


많은 어류 가운데 돔은 귀족적이고 농어는 신사적인데 반해 숭어는 서민적인 생선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숭어는 가장 흔하고 값이 싸며, 사계절 잡히면서 우리 서민들의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요즘 ㎏당 평균 6천 원이면 먹을 수 있는 숭어는 인심이 좋아 두툼하게 썰어 나오고, 회 한 점을 입안 가득 넣어 먹으면 그 맛이 여간 달지 않다.

숭어는 예로부터 3월에 대동강에 올라오는 시기에 잡힌 것이 제일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제철은 겨울부터 봄까지이다. 여름철에는 살이 무르기 때문에 꺼려하며 겨울철에는 육질이 단단하고 붉은색의 근육이 있어 식감을 더욱 자극한다. 살이 오른 봄철 숭어는 피로를 푸는 데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껍질에는 세포 재생에 관여하는 물질인 나이아신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고, 한방에서는 숭어가 진흙을 먹기 때문에 어떤 약과도 잘 어울린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도 숭어는 에도시대에 성게, 해삼 창자젓과 함께 '천하 3대 별미'로 대접받았다. 세계적인 바람둥이인 카사노바가 정력을 좋게 하기 위해 숭어 알을 먹었으며, 이탈리아 베니스 해안에서는 숭어알이 베네치아의 캐비아로 불리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에서도 우리나라 숭어 어란에 많은 관심을 보여 국제적인 K푸드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

숭어의 방언 이름은 평북 어용도에서 경남 통영시 추봉도(봉암도)까지 지방별로 어림잡아 100개가 넘는다 하니 이름 수만 따지면 으뜸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6천834t이 양식된 반면, 자연산은 3천142t이 어획됐다.

동해수산연구소 양식산업과 강희웅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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