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전성시대④] 웹드라마의 미래, 김종학 프로덕션이 말했다(인터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풀하우스’(2004) ‘태왕사신기’(2007)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 등 다수의 굵직한 작품을 만들어낸 드라마 제작사 김종학프로덕션이 최근 웹드라마 시장에 뛰어들었다.
 
물론 웹드라마 시장은 모바일 기기를 기반으로 하는 웹 형태의 콘텐츠가 각광받고 있는 이 시대에서 당연히 선택해야 하고, 또 개발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김종학프로덕션의 행보는 다른 제작사들과는 눈에 띄게 차별화된 점이 있다. 중국과 손잡고 국내외를 동시에 공략한다는 것, 또 무조건적으로 콘텐츠를 개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김종학프로덕션의 어태규 콘텐츠사업본부장을 만나 웹드라마 시장과 그 미래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최근 웹드라마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일우 진세연 주연의 ‘고품격 짝사랑’을 시작으로 웹드라마 제작에 박차를 가하게 된 이유가 있나. 
어태규 본부장 : 최근 영상물 이용자들의 시청패턴에 적합화 된 웹드라마가 급부상하고 있는데, 이 웹드라마 시장은 점차 규모가 커지고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양한 소재와 영상 문법으로 TV드라마와는 차별화를 두면서 대중성을 확보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당사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내다보고 3년 전부터 웹드라마 기획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 제작을 하는 것이 좋을지 꾸준히 고민을 하다가 지난해 ‘고품격 짝사랑’이라는 작품 론칭을 시작으로 꾸준히 웹드라마 제작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Q. 3년 전부터 웹드라마 제작을 고민했으나 최근에서야 뛰어든 이유가 무엇인가.
어태규 본부장 : 웹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돼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했다. 당사에서 추구할 제작 및 유통방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기존에 인식된 웹드라마는 ‘퀄리티가 낮은 킬링타임 용 영상’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우리는 충분한 예산과 훌륭한 스태프, 검증된 배우의 캐스팅으로 작품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목적이 있었다.
 
Q. 그런데 ‘고품격 짝사랑’과 ‘두근두근 스파이크’가 중국 소후와 합작으로 만든 것이더라. 또 웹드라마 공개도 한중 동시가 아닌 중국 선공개였다.
어태규 본부장 :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여러 곳에서 협력 제의가 많았다. 그 중 소후와 논의를 하며 신뢰를 쌓게 됐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겠다고 판단을 해 소후와 공동제작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 첫 작품이 ‘고품격 짝사랑’이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로맨스와 코믹한 요소가 잘 어우러져 중국에서도 2억 3천만뷰 이상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고 두 번째 드라마 ‘두근두근 스파이크’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시 공개가 아닌 중국 선공개를 선택한 이유는 중국에서 해적판이 많이 돌기 때문이다. 물론 동시 공개를 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시장이 안정적이지 않다고 판단해서 철저히 유료로 진행하고 있다. 중국에서 선공개를 한 뒤 국내에서 유료로 공개하고, 케이블이나 채널 사업자를 통해 웹드라마를 선보이고 난 뒤 무료로 전환하면 콘텐츠의 생명이 길지 않을까 싶어서 이같은 전략을 택했다.
 
Q. 왜 중국인가.
어태규 본부장 : 이전에는 일본 시장에 많이 기댔다. 그러나 여러 이슈로 일본 시장이 어려워졌고, 마침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다. 최근 방송 드라마들은 중국 시장이 없다면 작품을 하기가 쉬지 않다. 웹드라마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유료시장이 활성화 돼 있지 않고, 조회수 당 수익도 얼마 되지 않는다. 
 
특히 한국은 한국 드라마가 가진 우수한 제작시스템이 있으나 국내에서 수익모델을 만들기에 천정부지로 올라간 출연료와 스태프비 등으로 그 한계를 겪고 있다. 이를 보완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중국과의 합작이라 생각했다. 중국의 막대한 자금력과 거대한 시장은 더 우수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고 더욱 과감하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
 
Q. 중국이 아닌 해외 시장도 염두에 두고 있는가?
어태규 본부장 : ‘두근두근 스파이크’는 현재 일본에서 공개됐다. 내달에는 ‘고품격 짝사랑’도 공개할 예정이다. 물론 미주도 생각하고 있다. 미주에서는 ‘고품격 짝사랑’은 공개한 상태며 ‘두근두근 스파이크’도 예정하고 있다.
 
일본은 DVD 시장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시장으로 인식된다. 일반적인 웹드라마 10분 내외 수준으로 제작하면 전체 100분에서 120분이 나온다. 하지만 DVD로 만들기에 이는 적다고 생각해서, 우리는 한 회에 15분 분량으로 20회를 제작한다.


 
Q. 제작기간, 제작비도 TV드라마와는 많이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어태규 본부장 : ‘고품격 짝사랑’의 경우 촬영 기간은 한 달 반 정도 걸렸고, 후반 작업까지 해서 세 달 정도 걸렸다. TV드라마의 제작방식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대본 작업 때 60분의 엔딩을 주느냐, 15분의 엔딩을 주느냐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물론 단기간에 촬영을 하기 때문에 제작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저가로 찍게 되면 작품의 질이 TV드라마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야기로 승부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해서는 아시아시장, 전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우리는 제작비도 TV드라마 회당 수준으로 투여 했다.
 
Q. 웹드라마 장점이 또 있을까.
어태규 본부장 : 웹드라마의 장점은 앞으로 발전 가능성 있는 신규 인력들이 데뷔할 수 있는 좋은 무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TV드라마의 경우 예산이 크고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신인 스태프와 함께 작업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웹드라마의 경우 이에 비해 더욱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고품격 짝사랑’ ‘두근두근 스파이크’ 두 작품 모두 신인 작가가 집필했다. 앞으로 신인 작가 뿐 아니라 신인 감독, 배우 등 많은 신규 인력의 등장으로 지속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드라마 제작 인프라도 구축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Q. 김종학프로덕션에서 앞으로 계획 중인 웹드라마는?
어태규 본부장 : 지난해 제작한 웹드라마의 호평에 힘입어 올해에는 웹드라마 3편 제작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두근두근 스파이크2’가 제작에 들어가 촬영 중이다. ‘핑크렌즈’는 하반기에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모두 기본적으로는 로맨틱 코미디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재미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장르다.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하는 이유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함이다.
 
글, 사진=유은영 기자 ey20150101@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