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여파? 새누리 PK 과도한 '골목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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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가운데) 전 대표와 이헌승(왼쪽)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당선인이 2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삼광사에서 열린 연등축제 봉축점등대법회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정종회 기자 jjh@

4·13 총선 뒤 부산·울산·경남(PK)지역에서 '골목정치'가 과도해 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국회에서의 의정활동 등 정치 본연에 충실했던 인물보다 지역에서 '얼굴 알리기'에 치중한 의원들의 총선 결과가 좋았던 데서 비롯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부산 지역 여권 의원들의 행보는 '신중모드'로 설명할 수 있다. 20대 국회에서 3선과 4선이 의원이 각각 3명씩이지만, 당직이나 국회직에 나서겠다는 이는 드물다. 유기준 의원만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했을 뿐 대부분 관망하는 자세다. 상임위원장 자리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는 의원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의정 치중 의원들 대거 낙선
당선인들 '학습효과' 신중 행보
당직·상임위원장에 소극적
대부분 지역구 챙기기 몰두
"본분의 역할 망각" 비판 여론

새누리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다선 의원들이 이렇게 많은데도 당내 요직에 거론되는 이는 예상외로 많지 않다. 의원들이 소극적이다"며 "주요 자리에 지역 의원이 있으면 이래저래 부산 전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감투'를 쓰지 않는 대신 정치인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여당 내 계파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뚜렷한 소신을 밝히거나 중재역할을 해 두각을 나타내는 이도 없는 상황이다. 각종 민생현안에 대해 발언하는 이도 드물다.

반면 20대 국회 입성이 확정된 PK 지역 의원들은 대부분 지역구에서 당선 인사를 하는 것으로 일과를 보내고 있다. 총선 뒤 당선 인사를 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2주 이상 길어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 여의도 국회 주변에선 "PK 의원들이 사라졌다"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4·13총선 학습효과'로 풀이된다. 중앙정치에서 상당한 업무능력을 인정받던 부산 의원들이 고배를 들자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 "동네를 누비며 밑바닥을 다지는게 최고"라는 공감대가 생긴 것이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나성린(부산진갑) 박민식(북강서갑) 서용교(남을) 의원의 경우 국회에서 상당한 능력을 인정받아 왔던 의원들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골목정치로 대변되는 지역 의원들의 총선 후 행보가 정치문화의 선진화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 의원 본인에게도 정치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일고 있다. 유권자들의 정보력이 향상되고 있고 친분 관계에 따른 투표 행태가 점점 줄고 있어, 4년 뒤에는 '골목만 누빈 무능력 의원'에 대한 심판이 오히려 거세질 수 있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지역을 챙기는 것과 국회의원으로서 중앙에서의 역할 사이에 균형점을 잘 찾아야 할 것"이라며 "지역만 누비다 아예 당내에서 공천을 못 받는 사례도 많았다는 걸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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