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독립영화 선구자·계승자 걸작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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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엔 형제가 연출한 영화 '파고' 중 한 장면. 영화의전당 제공

20세기 초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들이 스튜디오 시스템을 통해 수많은 고전을 쏟아냈다. 자본의 힘을 업은 제작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젊은 영화 예술가들은 1950년대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마이너 제작사를 찾거나 아예 독립적인 제작 방식으로 창의적이고 자유분방한 영화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그런 미국 독립영화의 선구자로 꼽히는 존 카사베츠, 그의 정신을 계승한 코엔 형제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획전이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열린다.

존 카사베츠·코엔 형제
시네마테크 특별전 조명


27일 시작된 '블루레이 특별전:존 카사베츠&코엔 형제'에서는 카사베츠 작품 5편, 코엔 형제 작품 4편을 오는 5월 5일까지 블루레이로 상영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배우로도 유명했던 존 카사베츠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최소한의 설정 속에서 배우의 즉흥적인 감정과 느낌을 최대한 끄집어내는 연출로 유명했다. 편집의 속도감과 인물의 움직임을 다양한 스타일로 표현해 미국 독립영화계를 대표하는 걸작들을 만들었다.

존 카사베츠 감독. 영화의전당 제공
이번에 상영되는 작품은 자신의 데뷔작 '그림자들'(1959)을 비롯해, 1968년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인 '얼굴들'(1968), 미국 평범한 주부의 조울증을 실감 나게 표현한 '영향 아래의 여자'(1974), 필름 누아르 '차이니즈 부키의 죽음'(1976), 메소드 연기에 대한 카사베츠의 관점을 그대로 담아낸 '오프닝 나이트'(1977)다.

조엘 코엔과 에단 코엔은 카사베츠의 영화세계를 이어받은 후계자로 꼽힌다. 인간의 양면성을 냉소적이고 예리한 유머로 드러내는 이들은, 코미디 갱스터 서부극 드라마 등 장르와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경쾌한 영화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상영되는 작품은 코엔 형제의 장편 데뷔작 '분노의 저격자'(1984), 불임 부부의 유괴사건을 유쾌한 유머로 풀어낸 '아리조나 유괴사건'(1987), 갱스터 영화의 새로운 장을 펼친 '밀러스 크로싱'(1990),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파고'(1996)다. ▶'블루레이 특별전:존 카사베츠&코엔 형제'=5월 5일까지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예매 및 상영 정보 www.dureraum.org. 1인 2매 무료. 영화 문의 051-780-6080.

이호진 기자 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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