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실직 임박" 떨고 있는 부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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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울산發 불황 탓 부산 하청업체도 '줄휴업'

조선, 해운, 철강 등 위기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부산과 울산, 경남 등 동남권 경제벨트가 초긴장 상태다. 주력 산업들이 한계기업으로 몰려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고, 이에 따른 대량 실직, 협력업체 연쇄 부실과 도산이 예고되는 등 지역 경제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올 들어 선박과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가 급감하면서 '조선 빅3'를 중심으로 기업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구조조정 움직임과 함께 대규모 인력 감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노조는 오는 6월부터 2만 500여 명이 실직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역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최대 3천 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조선업계에 칼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중심
주력산업 구조조정 현실화
거제·울산발 불황 여파로
부산 하청업체도 '줄휴업'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거제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양대 조선소 협력사 45곳이 폐업했고, 울산에서는 20여 개의 협력사가 문을 닫았다.

원청업체에 떨어진 불똥은 부산으로도 튀었다. 부산상공회의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부산지역 조선기자재 업체 333개 사 중 20개 사가 조업 단축에 들어갔고, 선박수리업 124개 중 9개사는 휴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돼 지역 협력업체들의 '도미노 부실'마저 우려되는 실정이다.

선박용 배관을 납품하는 부산의 한 조선기자재 업체 대표는 "공장 가동률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관리직을 중심으로 명퇴를 고려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대상 업종이다 보니 은행에서도 대출 만기 연장을 꺼리는 눈치여서 아예 공장 문을 닫고 헐값에 부지를 내놓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초긴장 상태다. 자국 내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철강업체들이 최근 KS 인증을 잇달아 받고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데다 지난해 호황이었던 건설업도 침체되고 있어 주요 수요처를 잃고 있다. 특히, 수천억 원을 투자해 강서구 화전산단에 연간 70만 t 생산능력을 갖춘 제강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는 태웅의 경우 자체 소비 여력에도 불구하고 과잉 공급 우려에 직면해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해운업계도 업황 부진 여파로 수년째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해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컨테이너 물동량의 85%를 처리하고 있는 부산지역 해운업계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부산지역 주요 제조업체 184곳을 대상으로 올해 2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경기전망지수(BSI)는 89를 기록해 기준치(100)를 밑돌았으며 특히 조선기자재(74)와 1차금속(88)의 체감 경기가 극히 저조했다"며 "거제와 울산에서 시작된 불황 여파가 본격적으로 부산으로 확산되면서 지역 경제 기반이 휘청거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우려했다.

박진국·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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