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날꽃게 말고 '부산청게'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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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청게가 부산 대표 특산품이 됐지만 청게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양이 너무 적기 때문인데요. 부산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수산물이 될 수 있도록 방류량을 늘려 주세요."

지난 20일 국제수산물유통시설관리사업소에서 열린 '2016년 부산 수산정책 설명회'에서 나온 민락어촌계 장운용 계장의 요구였다.

건전지 부술 정도의 집게발
살 많고 맛 좋아 인기 '쑥쑥'
가격은 대게보다 더 저렴

지역특화 위해 2월 상표 등록
부산 어민 고소득원 급부상


청게는 최근 잡히는 족족 서울 유명 호텔 레스토랑 등으로 팔려가는 바람에 오히려 부산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귀하신 몸'이 됐다. 유생 단계에서는 생존율이 높지 않지만 게 모양을 갖춘 뒤로는 생존율도 높고 1년만에 500g 크기가 될 정도로 빨리 자라 어민들에게는 고부가가치 소득원으로 꼽힌다. 가격은 영덕대게보다 저렴해 ㎏ 당 4~5만 원 정도인데 맛은 그에 못지않아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 청게 어떻게 키우나?

부산시는 어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올해 부산청게 방류지역을 수영강으로 확대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낙동강 하구에서 방류를 많이 해왔지만 수영강에서도 과거 1~2마리가 잡혔다는 증언이 있는 만큼 영역을 더 넓혀보기로 했다. 앞서 올 초에는 기장군 길천 일대에 10만 마리의 치게(어린게)를 뿌려 현재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부산시가 지난해 방류한 부산청게는 36만 1천 마리. 어획된 양은 지난 한 해 5.4t으로 1억 2천만 원어치의 생산량을 달성했다.

부산청게는 2010년 부산시가 종묘 생산에 성공해 2014년 대량생산이 이뤄졌고 지난 2월에는 특허청에 상표등록도 했다.

이에 더해 올해는 체장 제한, 금지기간 도입을 위해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는 또 오는 10월 부산청게 전문요리 경연대회와 연찬회도 계획하고 있을 정도로 부산청게 홍보에 열심이다.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낙동강 일대에서 청게잡이를 하는 배는 160여 척에 이른다.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갈대밭과 습지를 고루 갖춘 낙동강에서의 생존율이 높고 신호대교 위~녹산대교 아래쪽 일대에서 많이 잡히고 있다.

꽃게 종류로 학명이 톱날꽃게인 청게는 헤엄을 칠 수 있어 해류를 따라 이동이 가능하다.

임덕한 부산시 수산자원연구소장은 "청게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남 등 타 지역에서도 종묘를 구하려는 문의가 많지만 부산이 아니어서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청게, 숨기고픈 출생의 비밀?

부산청게 인기의 숨은 비결은 청게 집게발에 있다. 함경훈 수산자원연구소 연구사는 "수컷의 경우 집게발의 힘이 세 건전지도 부술 정도인데 이 부분이 크고 살이 많아 맛이 좋다"고 말했다. 몸값이 높아지면서 어민들의 종묘 방류 요구가 많아지고 있지만 무턱대고 확대할 수만은 없는 사연도 있다.

20일 수산정책 설명회에서 송양호 부산시 해양수산국장은 "남중국해에서 실려온 외래종이라는 설이 있어 토종 생물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부산청게의 태생과 관련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동명목재나 성창목재가 번성하던 시절, 동남아시아에서 목재와 함께 들어왔다고 말하기도 하고 일각에서는 기후변화로 우리나라가 아열대성으로 변하면서 많아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함 연구사는 "1920년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이 쓴 논문에도 청게가 거제도에서 잡혔다는 얘기가 나오고 이전에도 청게가 임금에게 진상됐다는 문헌도 있다"면서 "베스나 블루길처럼 양식 목적으로 가져온 외래종과 달리 청게는 해류를 따라 자연적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고 아직까지는 다른 생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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