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변호사 조들호' 박신양, 이쯤되면 '국민 변호사'해도 되겠죠?(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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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이렇게 감성적인 변호사가 됐냐."
 
19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조들호(박신양)를 보고 신지욱(류수영) 검사가 건넨 말이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면 힘의 논리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소신을 펼쳐왔던 조들호. 그는 이날도 나라를 향해, 세상을 향해 뼈있는 질문을 던지며 사건을 해결했다.
 
조들호가 맡았던 '배효진 아동학대사건'은 생각보다 뿌리 깊은 곳까지 썩어 있었다. 문제의 강자영 원장은 단순히 배효진(송지인)에게 누명을 씌운 것이 아니었다. 철저하게 주변에 자신의 편을 만들었고, 힘 없는 '을'의 약점을 집요히 파고 들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도록 말이다.
 
위장 취업에 성공한 조들호와 황애라(황석정)는 각자의 위치에서 유치원을 맴돌며 강 원장의 행동을 면밀히 파악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들의 예상은 맞았다. 강 원장은 금전적 이득을 위한 희생자로 아이들을 삼았고, 이를 세상에 알리려 했던 배효진을 타겟으로 삼고 학대의 누명을 씌우게 된 것이다.
 
첫 번쨰 공판기일이 열리자 시작부터 신지욱은 조들호를 맹렬하게 쏘아 붙었다. 앞서 여러 공판에서 번번히 조들호에게 패배를 맛봤던 신지욱은 이번 사건이 자신의 것이 아님에도 직접 맡겠다고 나서며 남다른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신지욱은 "피고인 배효진은 유치원 아동 서연이를 학대하고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며 피고인을 아동학대죄로 기소했다. 이에 조들호는 이를 부정하며 "평소 정의감이 투철한 피고인은 비리를 바로잡기 위해 원장에게 건의했지만, 돌아온 건 부당해고와 아동학대교사라는 오명"이라고 반박했다. 또 급식값을 횡령한 것은 물론, 일명 '쓰레기죽'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먹여왔던 사실도 낱낱이 폭로했다.
 
그러나 변수가 있었다. 증인이 돼줘야할 같은 유치원 교사와 당사자 서연, 그리고 그의 어머니가 원장의 입김을 받아 증언을 거부한 것이다. 조들호의 변론은 설득력을 떠나 증거가 마땅치 않았다. 심지어 강 원장은 공판이 끝난 후 조들호를 찾아 "무슨 꿍꿍이인지 모겠지만 함부로 나서지마. 내가 법조계에 아는 사람이 좀 많아"라며 협박을 하기에 아르렀다.
 


이 때 법무법인 금산을 그만두고 조들호를 본격적으로 돕기 시작한 이은조(강소라)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이은조는 서연의 어머니가 일하는 마트를 직접 찾아가 설득하며 서서히 어머니의 마음을 돌렸다.
 
결국 마지막 공판일에는 증인석에 서연과 서연의 어머니가 들어섰다. 이들은 신지욱 검사의 강력한 압박에도 소신 있는 답변으로 조들호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이 때 나왔다. 서연이 증언 도중 신지욱의 억측과 암박으로 인해 눈물을 보이자 배효진이 등장해 그녀를 위로한 것. 특히 이 과정에서 배효진은 그동안 서연이 울 때 사용하던 야광봉을 들고 함께 동요를 부르며 위로했고 서연은 울음을 그치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법정은 훈훈한 광경에 일제히 박수를 따라 쳐주며 노래를 함께 불렀고 조들호 또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신지욱을 쳐다보며 노랫말을 읊어 시첯아들에게 짜릿한 대리만족까지 선사했다.
 
특히 재판장을 향한 조들호의 울부짖음은 '역대급'이었다. 조들호는 이날 한동안을 말 없이 재판장을 쳐다보며 '침묵'이 얼마나 많은 진실을 은폐할 수 있는지 비유적으로 드러냈다. 또 법정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침묵은 세상을 바뀌 못한다"며 용기를 복돋아 주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신지욱은 이를 갈았다. 부하 검사의 사건을 가로채면서까지 조들호에게 '1승'을 기록하고 싶었던 그다. 특히 아버지인 신영일(김갑수)가 자신을 조들호보다 한 수 아래로 생각하는 불신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패배는 더욱 뼈아팠다.
 
사실상 이번 판결에서도 승리를 확정지은 조들호지만, 앞으로 순탄치만은 않을 예정이다. 강 원장은 고위직 인사들과 깊숙히 연계된 인물이다. 신영일과 장신우(강신일) 또한 식사 자리에서 그녀를 언급하며 이대로 물러설 인물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보였다.
 
사진='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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