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탱고호(영도 해안가 좌초 화물선) 기름띠, 영도~감만부두 해안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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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선 '오션탱고호'가 좌초한 부산 영도구 절영해안산책로 일대에서 18일 해경, 공무원,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18일 오전 10시, 뛰어난 절경으로 올해 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에 선정된 절영해안산책로 옆 해변은 검은 기름띠로 뒤덮여 있었다. 하얀 방제복을 입은 공무원 수백 명이 도로를 따라 줄지어 이동하며 기름띠를 제거하고 있었지만 이도 한계를 드러냈다. 부직포로 바위를 닦아 내고 나면 파도에 달려온 기름띠가 연거푸 바위를 적셨다.

기름은 태종대와 인근 남항으로 번져 나간 것으로 추정돼 바다를 생계의 수단으로 여기는 해녀와 인근 어촌계는 시름에 빠졌다. 인근 어촌계는 "바다 생태계가 오염돼 다가오는 여름과 가을에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날 방제작업에 함께한 해녀들도 검은 바위를 보며 연신 눈시울을 적셨다.

절영로 해변 검게 뒤덮어
태종대·남항까지 확산 우려
추가 기름 유출 대비 초긴장
자갈치 등 오일펜스 설치




지난 17일 새벽 강풍으로 부산 영도 해안에서 좌초돼 상당량의 기름이 유출된 화물선(본보 18일 자 9면 보도)에서 추가로 기름이 유출될 위험성이 높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부산시는 17일 화물선 오션탱고 호(3천t급) 좌초 지점인 영도구 해안가에서 방제 작업을 벌인 데 이어 18일에도 추가로 영도대교와 부산대교 인근, 부산 서구 공동어시장과 중구 자갈치시장 앞바다, 부산 남구 감만시민부두 인근해상까지 오일펜스를 설치했다.

이는 배가 기울어진 상태라 남아 있는 기름 양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오션탱고호에는 자체 탱고 내 연료유 97t에, 경유 10t이 추가로 적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구청에도 비상이 걸렸다. 영도구청은 물론 해안으로 연결된 남구청과 서구청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즉각 투입 가능한 방제 인원을 대기시킨 채 바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에서도 해경 함정과 민간방제선 등 선박 21척을 동원해 사태 악화를 막고 있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18일 오후 2시부터 추가 기름 유출에 대비해 화물선 내 기름을 빼내려고 했지만 좌초 화물선이 점점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작업을 못했다. 3시간 후인 이날 오후 5시께에 겨우 육상에서 호스를 연결해 기름을 옮기고는 있다.

해경은 배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모두 뽑아낸 후 선사와 보험사 측에 오션탱고호 인양을 맡길 예정이다.

현재 정확한 기름 유출량이 집계되지 않아 보상액과 범위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해경 측은 "오션탱고호를 인양해 과실 여부를 수사한 뒤 보상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오션탱고호의 좌초와 관련해 선장의 과실 여부를 놓고 수사에 나섰다. 해경에 따르면 선박이 장기간 정박할 때 2개의 닻을 바다 밑바닥에 걸어 고정해야 함에도 오션탱고호는 1개의 닻으로만 고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경은 인근 배들과 2차 충돌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선장과 선원, 선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 오상권 서장은 "배에서 기름을 빼내는 작업을 끝낸 뒤, 오는 20일까지는 육상 방제작업을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소희 기자 s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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