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에 국내 자동차 업계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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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 구마모토 현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로 국내 자동차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변속기 회사인 아이신의 구마모토 공장 가동이 멈춰 서면서 부품을 공급받는 국내 자동차업체들에 비상이 걸렸고, 일본 수입차 업체들도 재고 파악에 나서는 등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와 르노삼성은 지진 피해에 비켜나 있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 23일까지 생산 중단
다이하츠·혼다도 차질 예상

현지 변속기 공장 올스톱
쌍용 등 재고 확보 안간힘
현대·르노삼성은 반사이익


토요타자동차는 지난 17일 구마모토 지진의 영향으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오는 23일까지 일본 전역 완성차 공장의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후쿠오카 공장이 지난 15일부터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아이치와 미야기 공장도 가동을 중단하며 20일부터 23일까지는 모든 양산 라인의 가동을 중단한다. 토요타는 이번 가동 중단으로 5만 대 정도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토요타 외에 다이하츠도 경차를 생산하는 오이타 현 나카츠 시 제2공장과 엔진을 생산하는 후쿠오카 공장이 22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또 혼다자동차는 구마모토 지진 피해지역에 위치한 이륜차 및 범용 제품 공장인 구마모토 제작소 가동을 22일까지 중단한다.

이와 함께 토요타그룹 산하 변속기 업체인 아이신의 구마모토 공장도 생산 라인이 멈췄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는 최근 불티나게 팔리는 쌍용자동차의 티볼리와 티볼리에어, 코란도C에 아이신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있다. 한국GM이 최근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캡티바'에도 아이신의 자동변속기가 들어간다.

이들 업체는 변속기 부품 재고량을 확인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쌍용차 측은 "우리 회사에 공급되는 아이신 변속기는 나고야에 공장이 있다"면서도 "자동변속기는 다른 제품으로 대체할 수 없어 재고량이 충분히 확보돼 있지 않으면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토요타와 렉서스 등 일본 수입차 업체도 재고 파악에 나서는 등 움직임이 급박해지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인기 있는 렉서스 ES, CT와 토요타 프리우스 모델을 생산하는 공장에 지진 피해가 몰려 있어 피해 복구 기간이 길어질 경우 수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토요타 및 렉서스 딜러인 동일모터스 최병인 대표는 "당장 일본 현지의 정확한 피해 상황 파악이 어렵지만 4월 수입 예정이던 차량 확보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처럼 판매가 늘고 있었는데 황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체 계열사 변속기를 주로 사용하는 현대자동차나, 일본 내 부품 공급업체가 지진 피해를 입지 않은 르노삼성차의 경우 상대적인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환·박진국 기자 jhwan@ 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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