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이통사 지원금 '호갱님' 만든다
이동통신사들이 갤럭시S6와 아이폰6 등 일부 스마트폰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갤럭시S6와 갤럭시J5·A8의 공시지원금을 하향 조정했다. 갤럭시S6의 경우 'band 59 요금제' 지원금이 27만 1천 원에서 21만 6천 원으로 축소됐다. SK텔레콤은 지난 6일 이 모델의 지원금을 21만 6천 원에서 27만 1천 원으로 올린 바 있다. 일주일 만에 원상 복귀한 셈이다.
'인상 릴레이' 공시지원금
최근 줄줄이 축소 움직임
정부 '자제 요구' 입김 작용
고무줄 가격, 소비자만 혼란
KT 역시 15일 갤럭시S6의 공시지원금을 낮췄다. 월 6만 원대 요금제인 'LTE 데이터 선택 599'를 선택할 때 24만 원이던 공시지원금이 20만 원으로 조정되는 등 요금제에 따라 지원금이 몇 만 원씩 축소됐다. KT는 앞서 12일 아이폰6의 공시지원금도 최고 6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줄였다. 지난 5일 아이폰6의 지원금을 최고 34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인상하는 특단의 조치를 단행했으나 일주일 만에 지원금을 재조정한 것이다. 이로 인해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합쳐 최저 14만 4천 원에 개통할 수 있었던 아이폰6은 현재 최저가가 25만 9천 원으로 뛰어올랐다.
이처럼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시행했던 공시지원금 상향 정책을 재차 거둬들이고 있는 데에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시장이 과열되면서 이를 막기 위해 정부 당국이 해당 이동통신사들에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이동통신3사의 하루 번호이동 건수는 LG전자의 G5 출시 후 증가세를 보이다 아이폰6의 지원금이 인상된 이후인 지난 7∼9일에는 하루 2만 건을 넘어설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이 같은 치열한 경쟁 속에 이동통신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신도림테크노마트 등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불법 페이백마저 또다시 횡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지원금을 받아 갤럭시S7을 10만 원대에 구매했다는 글들이 지난주에 올라오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을 안정화하지 않으면 담당 임원을 소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으면서 인기 모델의 지원금을 줄줄이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스마트폰을 새로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이런 이동통신사의 오락가락 가격 정책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일주일 사이에 공시지원금이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 하면서 더 이상 이동통신사가 정해놓은 가격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언제 다시 가격이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