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이후] 더민주 김종인-문재인 갈등설 '솔솔'
4·13 총선 결과 제1당인 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간의 갈등 가능설이 벌써부터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종인 대표는 총선 준비과정에서 '절대군주'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 123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제심판론' 전략도 상당한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비례대표 2번' 국회의원으로 '당권-대권 분리론'을 주장하며, 당 대표 선거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전권 행사 과정서
문 전 대표 진영 상처 줘
전당대회 앞두고 충돌 예상
문제는 김 대표가 전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문 전 대표의 진영에게도 적잖은 상처를 줬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이해찬 의원 등 친노계 인사들을 공천탈락 시켰다. 또 비례대표 등을 통해 김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분류되는 신진세력이 국회에 입성해, 새로운 계파를 형성할 수도 있다.
만일 김 대표가 더민주의 중도 확장성을 위해 당내 '운동권 체질' 변화 작업을 시작하거나 당 정체성 논란을 야기할 경우, 내부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 김 대표의 리더십 상당 부분이 총선 위기감에 기인한 만큼, 이전과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경우 이제는 친노계 의원들도 저항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 역시 지금까지의 전폭적인 지지 대신 대립각을 세울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문 전 대표가 아닌 제3의 대선주자를 발굴할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하고 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문 전 대표와 직접적인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친노계 역시 조만간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김종인 대표에 대한 지지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해관계에 따라 직간접적인 충돌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갈등설을 제기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총선 과정에서 갈등 소지가 남은 것이 사실이지만, 김 대표와 문 전 대표 사이엔 '정권교체'라는 큰 스펙트럼을 공유하고 있어 원만한 협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민주당 한 당직자는 "총선에서 기대이상의 성적을 얻어 당 분위기가 좋다. 이미 당내 갈등으로 분당이라는 큰 내홍을 겪은 경험도 있다"며 "화합과 단결하는 쪽으로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