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민심의 선택] 연제 '역전에 재역전'… 한때 4표 차 피말린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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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격전지 개표 현장 르포

13일 밤 부산 연제구 국회의원에 당선된 더민주 김해영 후보가 부인과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여당 텃밭인 부산·울산·경남 곳곳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개표가 진행됐다. 특히 부산 연제와 사상은 출구조사부터 시작된 초접전 양상이 개표 전 과정에서 이어졌다. 연제는 10~30분 단위로 엎치락뒤치락하는 피 말리는 승부가 진행됐다. 미세한 승부였지만 결과는 부산 대이변의 '화룡점정'이었다.

투표함 열 때마다 진땀승부
90% 진행되자 김해영 안정권

출구조사 뒤진 사상 장제원
개표 후 분위기 반전 "휴~"

■연제-피 말리는 초접전


부산 연제구 개표소가 마련된 연제구국민체육센터에서는 개표 초반 투표용지가 한 장, 한 장 확인될 때마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야말로 초박빙 승부였다.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재선 의원인 새누리당 김희정 후보와 젊은 변호사인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후보가 맞붙었다. 연제구는 당초 격전지로도 분류되지 않았지만 후보가 결정되면서 갑자기 이상 기류가 감지되면서 이변이 일어날 수 있는 선거구로 급부상했다.

이변은 출구조사에서 시작됐다. 김희정 후보가 앞섰지만 예상 득표 차이는 1.4%에 불과했다. 실제 개표 과정에서는 전국 최고의 드라마틱한 승부가 펼쳐졌다. 지역별 개표 결과가 나올 때마다 각 캠프 인사들 사이에서는 한숨과 탄성이 오갔다.

개표 초반 4~50표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다가 먼저 리드를 잡은 사람은 김희정 후보. 100~200표 차이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개표율이 30%가 지났을 무렵, 김해영 후보가 사전투표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표가 많이 쏟아지면서 김희정 후보를 따라잡았다. 이 시점부터 다시 엎치락뒤치락의 연속이었다. 지역별 개표 결과가 나올 때마다 후보의 순위가 바뀌었다. 각 후보와 정당 인사들도 개표장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들은 개표 테이블마다 각각 직원들을 배치해 무효표 하나하나에 대해 철저히 감시했다.

개표율이 70% 지났을 무렵 김해영 후보가 400표 차이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개표가 진행될수록 표 차이는 늘어나면서 개표율 90% 시점에서 김해영 후보가 당선 안정권에 진입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연제구에서 여러 번 선거에 참여해봤는데 이렇게 피 말리는 승부는 처음이다. 지역별 개표 결과가 나올 때마다 숨 죽였다"고 말했다.

■사상-출구조사 뒤엎다

오후 6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사상구 더민주 배재정 후보가 무소속 장제원 후보를 오차범위 내로 근소하게 앞섰다. 그러나 오후 7시 30분께 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두 사무실의 표정은 엇갈렸다. 장 후보가 계속 1천200표에서 1천800표 사이에서 우위를 이어 나갔다. 간격이 줄어들자 배 후보 측에서 함성이, 늘어나면 장 후보 측의 함성이 커졌다. 하지만 끝내 그 차이는 줄지 않았고 결국 커다란 승리의 함성이 터져 나온 것은 장 후보 측이었다.

오후 11시께까지 배 후보 측에서도 끈질기게 표차가 줄어들기를 기다렸지만 표는 줄지 않았다. 장 후보 사무실에는 "장제원, 이겼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사무실은 300명이 지지자들로 넘쳐났다. 이날은 장 당선인의 생일이라 꽃다발과 함께 케이크도 준비됐다. 오후 11시 59분께 장 당선인은 선거에서 승리를 확신하고 지지자들과 만세를 외쳤다.

김 형·장병진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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