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민심의 선택] 더민주, 부산서 선전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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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떨어져도… 10년 넘게 지역 지키며 소통한 '진심' 통했다

부산 사하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후보가 13일 오후 괴정동 선거사무소에서 개표결과 당선이 유력시되자 딸을 안고 기뻐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야권이 20여 년 만에 부산에서 꽃을 활짝 피웠다. 더불어민주당의 '빅4'로 꼽혔던 김영춘(부산진갑), 박재호(남구을), 최인호(사하갑), 전재수(북강서갑) 후보와 연제의 김해영 후보까지 당선되며 최상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오랜 기간 지역을 누비며 지역 밀착형 선거운동을 해 온 공통점이 있다. 김해영 후보를 제외한 4명은 모두 지금까지 3번의 선거에서 패하며 3전4기 끝에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새누리당의 텃밭에서 매번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에 좌절하지 않고 10년 넘게 지역을 묵묵히 지키며 주민들과의 신뢰와 교감을 두텁게 쌓아왔다.

지역 밀착형 선거운동 성과
조경태 탈당 자극제
되레 지지층 결집 계기 돼


김영춘 후보는 수도권에서 옛 한나라당 소속으로 재선의원을 지냈지만 지역주의의 벽을 넘고자 고향인 부산으로 스스로 넘어왔다. 그 이후 수차례의 낙선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을 지역에 있는 학교에 보내는 등 지역민들과 정서를 교감해왔다. 최인호·전재수 후보도 '친노'(친노무현)라는 상징적인 정치색보다는 철저히 지역에 중심을 둔 '생활정치'를 앞세웠다.

전재수 후보의 경우 공식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의 지원 유세를 거부하면서 '이웃집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지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김해영 후보 역시 지난 대선 이후 1년 반 동안 지역을 누비며 연제의 바닥 민심을 흡수하는데 주력했다.

아울러 더민주 부산 후보들은 국민의당 출현에 따른 반사이익도 크게 누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이 광주를 비롯한 호남을 싹쓸이하면서 이것이 역으로 더민주가 이제는 호남정당이 아니라는 인식이 부산 유권자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거리감을 좁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거기다 국민의당 후보들이 출마하면서 야권 표 분열을 우려했지만 오히려 부산의 국민의당 후보 중 일부는 여당의 표를 잠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초 조경태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옮겨가면서 충격에 빠졌던 더민주 후보들은 오히려 이를 지지층 결집의 계기로 삼았다.

특히 더민주는 부산지역 공천을 상대적으로 안정되게 가져가면서 재빨리 선거체제로 전환할 수 있었다. 기존 지역위원장들이 대부분 공천을 받았고, 김해영(연제) 당선인 등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이 수혈되면서 유권자들에게 신선감을 안겨줬다.

박석호·강희경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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