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대권후보, 대선 의식한 공방전 '살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1일 부산에서 맞불 유세전을 펼쳤다. 연산교차로에서 열린 거리 유세에서 김희정 후보를 업은 김무성(왼쪽 사진) 대표와 김해영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 이재찬·김경현 기자 chan@

4·13 부산 총선이 '김무성 대 문재인'의 정면충돌로 정점을 찍었다. 11일 부산을 동시에 찾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인 부산·울산·경남(PK) 총선 결과에 정치 생명을 건 발언으로 정면충돌했다. 특히 두 대권 후보는 잠재적 경쟁자로 상대에 대한 직설적인 공격도 서슴지 않아 여야의 '4·11 부산 대전'은 마치 대선 전초전을 방불케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과 오후 부산 연제, 중영도, 사상, 북강서갑에서 릴레이 유세를 펼치며 "부산에서 전승을 해야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고 부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또 "이번 20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정치를 그만두려 한다"며 "새누리당이 잘못한 것은 당 대표인 제가 모든 걸 안고 가도록 하겠다. 제가 책임질 테니까 새누리당을 한번만 용서해 달라"고 읍소했다.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가 무너진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정치적 기반인 부산이 확실하게 도와 달라는 의미다. 문 전 대표에게도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을 중단시켰는데 문 전 대표는 '북한하고 전쟁하자는 거냐'고 말했다. 나이 어린 김정은에게 굴복해가지고 북한에 항복하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문 전 대표가 울산에서 정당한 절차도 밟지 않고 자기 당의 후보 두 명을 사퇴시켰다"며 "문 전 대표가 종북 세력인 통진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 2명과 연대를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北에 항복하고 종북과 연대"
"낙후된 부산은 TK정권 탓"
부산 찾은 예비 대권후보
대선 의식한 공방전 '살벌'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기장, 해운대, 남구갑, 연제, 사상에서 잇따라 유세에 나서 부산발(發) 정권교체론에 불을 지폈다. 그는 "부산에서 대여섯 곳이 뒤집어진다. 5~6곳에서 우위이거나 초접전이다"며 "부산 몇 곳을 (당선시켜) 주고, 경남 김해·양산을 주면 그 힘으로 제가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PK지역의 총선 결과를 발판으로 차기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문 전 대표는 또 "부산이 낙후된 것은 부산시장과 구청장, 국회의원까지 모두 차지한 새누리당의 책임"이라며 "박근혜·이명박의 TK(대구·경북) 정권을 부산이 '우리가 남이가'하고 밀어줬는데 두 정권이 이제 와서 홀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K지역의 독주를 거론하면서 PK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한 것이다. 그는 또 "김무성 대표가 울산에 가서 색깔론을 펼쳤다"면서 "국민을 무시하고 정치 발전을 저해하는 고질병이 나왔다"고 김 대표에게 직설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박석호·김백상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