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역산업 살릴 부산 유망기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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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차체부품 제조업체인 성우하이텍은 미래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충돌안전용 초고장력 강판 성형기술 개발에 공을 쏟고 있다. 일반 초고장력 강판(600Mpa 이상)보다 강도가 훨씬 높은 기가파스칼(1천Mpa)급 초고장력 강판으로 차체를 제작하는 이 기술은 충돌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뿐 아니라 차량 경량화에 따른 연비 향상과 배출가스 감소 효과도 크다.한진해운신항만은 부산신항만 전용 터미널에 최첨단 무선전파인식기술(RFID)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컨테이너, 차량 등에 전자태그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물류 흐름을 추적, 관리하는 이 시스템 적용으로 기존에 비해 물량 처리 속도가 20% 빨라졌고, 터미널 운영 효율도 10~15% 높아졌다. 물류 산업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평가되는 이 같은 IoT(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 물류센터 기술은 2020년 국내 시장 규모만 1조 3천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 침체와 중국 등 신흥국의 추격으로 기계, 조선, 해양 등 전통 주력 산업들이 '성장 절벽'에 부딪치면서 부산지역 산업계가 '미래 유망 먹거리'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지역 기업과 연구기관들은 기존 기술을 한층 고도화, 첨단화해 선진국의 기술 장벽을 넘거나, 인공지능, 정보통신 등 신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차별화된 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다. 한국해양대는 교육용 해양플랜트 굴착 시뮬레이션 구현에 나섰고,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2020년 상업 치료를 목표로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의료용 중입자 가속기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市, 기술 트렌드 파악 위해
'미래 부산 산업 지도' 제작
최근 100대 기술 선정도


하지만 지역 중소업체들로서는 구체적인 방향 제시가 없다 보니 미래 기술에 대해 옥석을 가리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부산의 한 영상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불어닥쳤던 3D 열풍이 채 꽃을 피우기도 전에 사그라지고, VR(가상현실)에 주도권을 내준 것처럼 어떤 기술이 시장성과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며 "대기업 같은 자금력과 조직 동원력이 없는 중소업체들은 시장 지배자들이 일단 진입 장벽을 쳐버리면 '빠른 추격자 전략'을 쓰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 따라 부산시는 지역 업체들이 미래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미래 부산의 산업 지도' 제작에 나섰다.

시는 해양, 융합부품 소재, 바이오헬스, 창조문화, 지식인프라 등 5개 전략산업 15개 분야에 걸쳐 '부산 미래 100대 유망기술'을 선정해 최근 선포식을 가졌다. 이를 통해 지역기업과 대학 등이 기술 개발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침 자료로 활용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태경 부산테크노파크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기술의 출현과 짧아진 기술 수명, 기술 융합화 등 연구 개발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며 "지역 업체들이 미래 예측을 통해 선제적 전략을 수립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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