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테러 핵심 용의자 잇따라 검거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 이어 벨기에 브뤼셀 테러에 가담한 핵심 용의자가 붙잡혔다.
벨기에 연방 검찰은 9일(현지 시각) 전날 체포한 모하메드 아브리니(31)가 자신이 브뤼셀 공항 테러 현장에 있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국적 아브리니
공항 테러 '모자 쓴 남자'
파리 테러도 가담 밝혀져
지하철 테러 용의자도 체포
검찰 측은 "아브리니가 유력한 용의자였던 공항에서 모자 쓴 남자"라고 했다. 아브리니는 벨기에 공항 테러를 일으킨 테러범 두 명와 함께 수화물 카트를 밀며 공항으로 진입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아브리니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130명이나 숨지게 한 테러에도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파리 테러 발생 이틀 전 아브리니는 주범 살라 압데슬람과 함께 있는 모습이 파리 북부 한 주유소의 CCTV에 잡혔다. 그의 지문과 유전자는 브뤼셀의 이슬람 무장세력이 사용한 은신처 두 곳과 파리 테러에 사용된 차량에서 검출됐다.
이를 근거로 벨기에 당국은 벨기에 테러가 프랑스 파리 테러를 일으킨 조직인 동시에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벨기에 수사당국은 아브리니가 적어도 파리와 브뤼셀을 오가며 IS 테러범들에게 물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브리니는 모로코 출신 벨기에인으로 종교에 관심이 없는 절도 마약 전과자로 알려졌다. 그는 브뤼셀 몰렌베이크에서 성장했다. 이곳은 가난한 이주민 청년들이 사회에 불만을 품고 극단주의로 빠지는 온상이 되는 곳이다. 아브리니는 빵집에서 일하다가 직업기술로 배우던 용접을 포기하고 18세부터 극단주의를 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브리니와 함께 잡힌 알리 울카디는 "아브리니가 돈을 좋아하고 도둑질로 20만 유로(약 2억 6천만 원)나 벌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당국은 아브리니를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보고 추적해왔다. 그러나 울카디는 "아브리니가 종교 이야기는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벨기에 검찰은 브뤼셀 공항 테러 직후 발생한 지하철 테러 용의자 오사마 K도 체포했다. 오사마 K는 스웨덴 국적으로 공항 자폭 테러범이 사용한 가방 2개를 구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사마 K는 지난해 가짜 시리아 여권으로 피란민 속에 섞여 시리아에서 그리스로 돌아온 다음 파리 테러 주범인 압데슬람과 함께 독일에서 벨기에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 당국이 잡은 또 다른 용의자 '헤르베 BM'과 '비랄 EM은' 아브리니와 오사마 K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9일에도 벨기에 무장 경찰은 IS 안가로 보이는 브뤼셀 에테르베크 지역의 한 주택을 수색했다.
영국 BBC 방송은 "그동안 굼뜬 대응으로 비난을 받던 벨기에 수사당국이 테러 용의자들을 체포하고 증거를 확보한 것은 상당한 진전"이라고 보도했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