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건설사 열전] 이진종합건설㈜ 전광수 회장 "서부산 초고층시대 우리가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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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종합건설㈜ 전광수 회장은 "사회공헌을 위해 서부산권 개발의 견인차가 되고 싶다"며 "부산 내 동·서 주거 불균형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경현 기자 view@

부산 향토 주택건설사 이진종합건설㈜.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주택건설업계에서 그 세월을 버틴 건 대단한 일이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불황과 침체를 넘어야 가능하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주택건설사도 속절없이 쓰러지는 판국에 지역 주택건설사로 살아남기는 더 힘들다.

"금융권에 크게 의지 안 하고 힘에 맞게 걷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1986년 이진종합건설을 세운 전광수 회장의 생존 비결이다.

차입 의존 않는 '30년 토종'
IMF 위기도 꿋꿋이 넘겨

아파트 브랜드 '캐스빌'로
기장 교리·김해 등지서 호평

암남동에 들어설 '베이시티'
동·서 주거 불균형 줄일 것


지난해 시공능력 공사액은 1천500억 원대. 한 해 매출액은 1천억 원대 안팎이다. 기업신용평가도 좋다. SCI평가정보㈜가 매긴 등급은 BBB0등급. 아시아나항공이 그 등급이다. 신용리스크 관리 목적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산출한 신용등급도 A+다. 이진종합건설의 탄탄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동안 공급한 주택은 1만 5천 세대쯤 된다. 대표적인 단지는 2008년과 2011년 분양한 부산 기장군 '교리 캐스빌블루 1·2차'다. 총 814세대. 한 언론매체가 선정하는 살기 좋은 아파트 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까지 동네에서 최고가 아파트로 통한다.

특히 '교리 캐스빌블루 1차'는 이진종합건설에 남다른 단지다. 혹독한 시련기였던 IMF 무렵,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 300세대 아파트를 지었다. 분양이 잘 안 됐다. 밤잠을 설쳤다. 천신만고로 견뎠단다. 다행히 잘 마무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내놓은 게 바로 '교리 캐스빌블루 1차'였고 글로벌 금융위기였음에도 성공작이었다. "도약 발판이 됐다." 전 회장의 회상이다.

2011년 선뵌 김해 '구산 이진캐스빌 1·2차'(총 1천178세대)와 2014년 공급한 대구 '화원 이진캐스빌'(총 911세대)도 이진종합건설이 자랑하는 단지다. 모두 분양이 초기에 완판됐다. '화원 이진캐스빌'은 당시 대구 주상복합 아파트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최고 경쟁률이 29 대 1이었다.

지난해 1천 세대를 내놓은 이진종합건설은 올해 부산 쪽에 2개 단지 1천500세대를 내놓는다. 이 중 부산 서구 암남동에 짓는 집에 심혈을 쏟는 중이다. 브랜드도 새 것을 썼다. 기존의 '이진캐스빌'이 아니라 '이진베이시티'다.

"서부산권의 랜드마크로 역할 하며 송도해수욕장 일대 상권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작품을 만들 생각이다." 전 회장이 애착을 갖는 '이진베이시티'는 6월 전후로 분양할 예정이다. 서부산권 최초로 등장하는 69층 초고층 건물이기도 하다.

부산은 해운대구를 비롯한 동부산권에 초고층 건물이 집중됐다. 동·서부산권 주거 불균형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진베이시티' 준공으로 서부산권에도 고급 거주지가 생긴다. 이 때문에 부동산업계는 균형 발전의 한 계기란 평가도 내놓는다.

부산 서구 암남동에서 6월 전후로 분양 예정인 '이진베이시티' 조감도. 이진종합건설㈜ 제공
더구나 '이진베이시티'는 단순한 집 짓기가 아니다. 공공성을 띤 서구 현안 사업이다. 이진종합건설은 '이진베이시티' 바로 옆에 4~5성급 관광호텔을 함께 올린다. 지상 28층 객실 323실에 컨벤션 시설을 갖췄다. 이런 호텔은 서구청의 오랜 바람이었다. 송도해수욕장은 숙박시설이 열악한 게 현실이다. 서구청은 고급 숙박시설을 원했다. 송도를 발전시킬 인프라여서다. 이진종합건설이 서구청의 제안에 화답한 셈.

"밥 먹고 사는 건 이만하면 됐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서부산권 개발 견인차를 담당하고 싶다." 그 같은 의지는 사업비 증액으로 이어졌다. 당초보다 덩치가 20~30% 더 커졌다.

중장기 전략을 물었다. 그러나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그저 여지껏 해 왔던 대로,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라 했다. 사업 전환이나 다각화도 남의 일이라 했다. 지금은? 경기 부양책이 필요한 때라는 게 전 회장의 판단이다. 정부가 보다 쉽게 내 집 마련할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단다.

묵묵하게 뚜벅뚜벅. 전 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순간이, 하고 싶어도 그렇지 못한 때가 있다. 금융 압박에 시달리지 않고 시간을 다스릴 줄 아는 기업이 오래 간다." 산책하듯 느긋하게를 강조했다.

하지만 그 신조를 적용 안하는 데가 있다. 하자 보수다. 철저하다. 기술자와 현장 소장에게 역지사지를 자주 주문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아무리 보수 잘해도 새 것만 못하니 처음부터 좋은 걸 내놓자.'

요즘 전 회장의 관심사는 브랜드 파워 키우기다. 브랜드 가치가 집 가치를 반영하는 현실 속에서 집 사준 입주민에게 보답하는 길이어서다. 전 회장이 찾은 이진종합건설의 지향점이다.

임태섭 기자 ts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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