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2회 착륙 실패 땐 회항" 항공사 지침 확인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속보=김해 신어산과 돗대산 등 북쪽의 험준한 산악지형 탓에 '특수공항'으로 지정된 김해공항에서 각 항공사가 별도로 적용하는 안전 착륙 지침(매뉴얼)이 본보 취재로 확인됐다.

이 매뉴얼에 따르면 북쪽으로 선회 착륙을 시도할 경우 2회까지로 제한했다. 이는 앞으로 신공항 후보지를 결정할 때 항공사들의 이착륙 여건을 고려한 '안전'이 최우선돼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 주는 것이다.

2002년 돗대산 사고 뒤 마련
산악 지형 탓 선회 횟수 제한
오판 가능성·연료 부족 대비
일부 외항사, 1회 시도 제한
남방항공 회항, 지침 따른 것


5일 본보 취재 결과, 김해공항에 취항하는 한 국적 항공사가 김해공항에만 적용하는 '착륙 지침'이 확인됐다. 이 항공사의 착륙 지침에 따르면 김해공항에서 신어산 방향으로 남풍이 불 때 바람을 안고 산 쪽으로 선회해 착륙하는 항공기의 활주로 선회 접근 횟수를 2회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선회 접근은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하기 위해 반원 형태의 시계방향으로 신어산 쪽으로 비행해 안전한 착륙 각을 만들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착륙에 실패할 경우 해당 비행기는 출발했던 공항으로 회항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타 항공사 역시 대동소이한 김해공항 착륙 지침을 운영 중이다. 공항마다 착륙 기준과 지켜야 할 사항 등이 모두 다르지만 산악 지형 탓에 선회 횟수를 정해 두는 것은 김해공항만의 특징이다.

이 같은 지침은 2002년 4월 돗대산 민항기 추락 사고 이후 항공사들이 만들었다. 해당 지침은 각 항공사 조종사,부조종사 등에게 교육된다. 공항 관제탑의 지시와는 별도로 기종 등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진 지침이다.

각 항공사가 별도의 지침을 둔 것은 조종사의 오판 가능성, 연료 부족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선회 비행 등에 소모되는 연료, 조종사의 심리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2회가 넘는 착륙 시도는 무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일부 외항사들은 1회 시도 뒤부터는 조종사 재량에 따라 회항을 결정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1회 실패 뒤 회항한 중국 남방항공 회항(본보 지난 1일 자 1면 등 보도)도 자체 지침에 따라 조종사의 판단이 최우선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2회 이상 실패했을 경우 수동 계기 비행에 들어간 조종사의 조종 스트레스가 안전에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한 조치다.

전문가들은 별도의 지침이 운영되고 있는 김해공항의 한계를 신공항은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 항공사 기장은 "김해공항에 착륙할 줄 아는 조종사라고 하면 항공업계에서는 베테랑이라고 대우 받기도 한다"며 "더 이상의 베테랑 인증 공항은 부담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상윤·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