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D-8 '핫존을 가다'] 2. 부산 사하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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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지역주민에 친근감" "인물은 崔가 더 나아"

부산 사하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척수 후보가 4일 가락타운 앞에서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 왼쪽) 부산 사하갑에 출마한 더민주 최인호 후보가 4일 괴정교차로에서 한 주민에게 명함을 건네며 인사를 하고 있다. 김병집 기자 bjk@

부산 사하갑은 '낙동강 벨트' 최고의 격전지 가운데 하나다. 새누리당 김척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후보가 모두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무소속 후보도 3명이나 출마해 그야말로 혼전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판세가 이어지고 있는 사하갑을 지난 3일 찾았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이날 날씨는 총선 판세처럼 불안한 모습이었다.

■전쟁 치르는 후보들

김 후보와 최 후보의 사무실은 괴정지하철역을 사이에 두고 대각선으로 마주보고 있다. 이날,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두 캠프의 사무실은 선거운동원으로 붐비고 있었다. 운동원들은 '파이팅'이 넘쳤지만 그만큼 긴장감도 짙게 묻어났다. 이들 캠프는 선거보다는 '전쟁'을 치르는 느낌이 강했다.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이 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한 것도 이 같은 과열 분위기 때문으로 보였다.

김척수 - 최인호 경쟁 '후끈'
무소속 3인도 유권자 공략
선관위, 특별관리지역 지정

金, 경선 이변 조직력 활용
崔 "이번엔 이겨" 각오 다져


김 후보와 최 후보는 선거운동에서 상반된 전략을 펴고 있다. 김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이변을 연출했던 조직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그는 "조용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허남식 후보를 꺾은 저력도 "바닥 민심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 경선이 끝난 이후 지역 분위기는 차분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가 말한 조용한 선거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특히 새누리당 중앙당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부산에서 전승을 노리는 새누리당은 사하갑에서의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절박감은 이날 김무성 대표의 괴정지역 지원 연설에서도 드러났다. 김 대표는 "국회에 운동권 출신이 너무 많다"면서 운동권 경력이 있는 최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최 후보 측이 걸어놓은 '기초연금 30만 원으로 인상' 현수막에 대해서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의 조용한 선거 전략과 달리 새누리당 중앙당은 '난타전'을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선거에 대한 '전투적 각오'는 최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선거에서 불과 2천여 표 차로 졌던 최 후보는 "이번에는 분명히 이긴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캠프에선 최 후보가 모습을 나타내자 승리 구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특히 하단과 당리지역에서의 우세를 자신하고 있었다. 사하갑은 괴정 1~4동, 당리동, 하단 1~2동으로 구성돼 있다. 하단, 당리에는 아파트가 많고 인구 구성이 비교적 젊다. 더민주가 일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지역 구성이다. 최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도 당리, 하단에서는 근소하게 앞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는 괴정에서도 분위기가 다르다"면서 승리를 자신했다. 더민주 중앙당도 사하갑을 전략지역을 보고 있다. 사하갑을 대상으로 판세 분석용 자체 여론조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하갑이 전략적 '투자 대상'임을 드러낸 셈이다.

■엇갈린 민심, 차가운 반응

사하갑에선 지역 민심도 팽팽하게 맞서 있었다. 전통적인 새누리당 지지층은 김 후보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지원 연설에 귀를 기울이던 홍두식(70·괴정 1동) 씨는 "사하에서는 그래도 새누리당 후보가 강세"라고 단언했다. 홍 씨는 "김 후보가 토박이고 주민들에게도 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괴정골목시장 앞에서 만난 주부 김필숙(55) 씨도 "김 후보가 주민들에게 친근감이 있다"면서 "지역 주민들이 새누리당 후보를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하단에 산다는 정세자(46·여) 씨는 "최 후보가 지난 선거에서 아깝게 져서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이번에는 최 후보가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괴정 1동 주민 김순례(61·여) 씨도 "최 후보가 공약도 많이 내놓고 인물도 좀 나은 것 같다"면서 야당 승리 가능성을 점쳤다.

선거와 관련, 양측의 지지세력은 뜨거운 관심을 보였지만 일반 유권자들의 반응은 다소 냉소적이었다. 괴정 지하철역에서 만난 60대의 한 할머니는 이번 선거에 대해 "관심 없다"면서 "집에 전화가 자꾸 와서 귀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단으로 옮겨 가 보니 선거 분위기는 더 가라앉아 있었다. 하단 낙동대로에서 만난 한 주민은 선거 이야기를 꺼내자 "문대성 의원은 이번에 안 보이더라"면서 "지금 나와 있는 후보들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과열된 공방전은 일반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사하갑에는 무소속 전창섭, 박경민, 박태원 후보도 출마를 했다. 전 후보는 "양당 정치의 폐해를 혁파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경민, 박태원 후보도 '나홀로 선거운동'을 펼치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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