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부산시 유망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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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한마당축제 기간 불법 영업 중인 무허가 노점들로 인해 온천천 시민공원이 쓰레기 몸살을 앓았다. 민소영 기자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지난 2일 오후 7시께 부산 연제구 연산동 연안교 아래 온천천 시민공원. 유채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온천천 변은 하룻밤 새 시민들이 먹고 마신 흔적들로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전락해 있었다.

부산 연제구가 지난 1~3일 온천천시민공원과 연산동 고분군 일대에서 개최한 '연제한마당축제'가 총체적 관리 부실로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연제한마당축제
불법 노점 600m 장사진
무허가 놀이시설 사고도
구청 사실상 단속 손놓아

지난 2003년 처음 열린 한마당축제는 올해 처음으로 부산시 유망축제로 선정됐다. 구는 지난해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로 신청한 연산동 고분군과 엮어, 지역의 역사 문화 축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같은 계획과는 달리 구청은 불법 노점상에 대해 사실상 단속의 손을 놓았다. 이날 연제구 공식 행사 구역을 벗어난 연안교와 연산교 사이 잔디밭 위로 600m가 넘는 불법 천막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대부분 '먹거리 장터'이거나 장난감, 생필품 따위를 파는 잡상인이다. 하지만 행사 지원을 맡은 연제구청은 공식 행사 구역에만 '잡상인 절대 출입 금지' 현수막을 내걸었을 뿐이었다.

연제구청 관계자는 "행사 개막 직전인 지난달 30일부터 일부 노점상인들이 온천천을 기습 점거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무허가 노점상의 질 낮고 비싼 음식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가족과 함께 온천천에 나온  한 남성은 "음식을 시켰다가 너무 더러워서 도저히 먹을 수 없을 지경이라 그냥 나왔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온천천 변에 설치된 무허가 놀이기구에선 아찔한 안전사고까지 발생했다. 오후 2시 30분께 '에어바운스' 위에서 어린이 10여 명이 다치면서 시설이 즉각 철수됐다.

그러나 안전점검을 받았는지조차 확인되지 않는 놀이기구 여러 개가 여전히 방문객들을 상대로 수천 원씩 받으며 버젓이 운영을 이어나갔다.

축제 콘텐츠 부실 논란도 여전하다. 이날 저녁 8시께 불법 노점상이 한창 손님을 맞이하고 있을 때 구청 공식 상설부스 70여 개 중 문을 연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구청 관계자는 "재료 소진으로 오후 6시께 모든 부스가 문을 닫는다"고 해명했다.

연제구청 측은 "안전사고와 가격, 위생 등 시민들이 느낀 불편과 문제점을 인정한다"면서 "노점상으로 인한 행사 이미지 훼손을 놓고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소영 기자 miss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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