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이 또 될 끼다" "이번에는 전재수다" 옥신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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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격전지 부산 북·강서갑 민심 탕방 해보니

부산 북강서갑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가 3일 구포시장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왼쬭). 부산 북강서갑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3일 구포시장에서 주민들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4·13 총선이 9일 앞으로 다가왔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을 사실상 싹쓸이하려는 새누리당과 영남권 교두보를 지키려는 야권의 싸움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부산일보는 부산 북·강서갑을 시작으로 PK의 대표적인 접전지역을 탐방해 현장의 민심을 들어보는 '20대 총선 PK 핫존' 시리즈를 시작한다.

"숨은 여론 고려하면 朴 앞설 것"
"새누리 성향자 田으로 돌아서"
시민들 지지 극명하게 엇갈려

'공천 홀대'·'삼수생' 동정론 주목
여권 성향 덕천2동 편입도 변수


"이번에도 될 사람이 될 낍니다." "아입니다, 인자 분위기가 다릅니다."

부산 북강서갑(구포·덕천·만덕)이 20대 총선 부산지역 대표적인 격전지로 부상했다. 이번이 새누리당 박민식(50)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전재수(44) 전 청와대 제2부속실장의 세 번째 맞대결로, 정가에선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을 예상하고 있다.

부산일보의 여론조사(3월 29일 자 1·5면 보도·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참조)에서 전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국 언론이 이곳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후 여론조사에서는 엎치락뒤치락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어 실제 승부도 예측불허라는 것이 양측의 공통된 분석이다.

1일 오후 찾은 서부산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북구 구포동 구포시장.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상인들의 답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실제 지역의 주민들도 이곳을 접전지로 보고 있는 것이다.

구포시장에서 과자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문성(41) 씨는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박민식 후보가 이번에도 당선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과자점에 들렀던 인근의 떡집 사장 최은혁(35) 씨는 "이번엔 박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고, 반대로 전재수 후보를 지지하는 여론이 강하다"라고 반박했다. 김 씨가 "지역 여론이 보수적이라 56% 대 44% 정도로 박 후보가 이길 것"이라며 정밀한(?) 예상을 내놓자 최 씨는 곧바로 "시장에서 드러내놓고 전 후보를 홍보하는 분들도 많아 전 후보가 이긴다"라고 응수했고, 옥신각신하던 두 명은 즉석에서 선거 결과를 놓고 '저녁 내기'를 걸었다.

구포시장의 한 40대 상인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구포시장을 비롯해 지역의 새누리당 성향의 인사들이 제법 전재수 후보 지지 쪽으로 돌아섰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60대의 또 다른 상인은 "고령층을 비롯해 지역의 숨은 여론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결국 박 후보가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구포시장을 뒤로하고 인접한 덕천2동 젊음의 거리로 자리를 옮겼다. 젊음의 거리는 북구에서 20대의 유입이 가장 집중된 곳이지만, 접전지임을 반영한 듯 젊은 층도 지역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다.

덕천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손호현(22·여) 씨는 "부산에서 새누리당 현역 후보들이 공천 과정에서 아무도 교체되지 않은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지역을 오랫동안 지켰던 더민주 전재수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포동에 산다는 회사원 김종필(25) 씨는 "지난 총선에서 박빙이었던 이곳(북강서갑)은 이번에도 격전지가 맞다"면서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찍기는 했지만, 이번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친박(박근혜)계의 행태가 너무 지나쳐 홀대받은 박민식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앞선 두 번의 대결에선 박 후보가 모두 이겼다. 하지만 득표율 차이는 18.77%포인트(18대)에서 4.79%포인트(19대)로 크게 줄었다. 이번 총선에선 양 후보에 대한 동정여론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된다.

박 후보는 지역구 내 뚜렷한 경쟁자가 없었음에도 비박계라는 이유로 경선까지 끌려가는 곤욕을 치러 이에 대한 새누리당 전통 지지층의 동정여론이 있다. 여기에 지난 10년간 한 번의 구청장 선거와 두 차례의 총선에서 패하면서 인지도를 높여왔던 전 후보에 대한 지역의 동정 여론이 얼마나 큰 힘을 얻을지도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총선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후보별 구포와 덕천, 만덕 등 권역 쟁탈전이다.

지난 총선까지 각각 덕천과 만덕에 거주했던 박 후보와 전 후보는 이번엔 각각 만덕과 구포로 거주지를 옮겨 경쟁을 벌인다.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곳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여기에 여권 성향이 다소 높은 덕천2동이 북강서을에서 북강서갑으로 편입된 것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덕천2동에선 새누리당 김도읍 후보 당시 문성근 민주통합당 후보보다 452표 더 받았다. 반대로 만덕동에 3천여 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입주하면서 젊은 층의 유입이 늘어난 것은 전 후보에게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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