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우수 장학금'은 옛말… 이젠 도전 정신에 주는 자양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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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대 학생들이 지난해 6월 스위스 인터라켄 지역을 자전거로 탐방하고 있다. 영산대 제공

성적이 낮아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는 건 옛말이다. 학업, 취업 등에 대한 굳센 의지만 있으면 두둑한 장학금을 챙길 수 있다. 구체적인 학업 성과가 없더라도 봉사활동이나 해외연수, 취업 지원 프로그램 등에 참여만 한다면 손쉽게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학기 초 각 대학의 다양한 '이색 장학금' 제도를 살펴보자.

■'취업 마일리지'를 쌓아라

부산지역 대학마다 취업률 높이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학들은 취업 역량을 높이기 위한 활동에는 과감하게 장학금을 지원한다. '취업 마일리지'라는 특별한 장학금 제도를 마련해 학생 개개인에게 30만~1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인제대·동명대·경남정보대
취업 역량 마일리지 환산해 지원

동서대·영산대·부경대
'글로벌 인재 성장' 환경 조성

학업 중도포기 예방 장학금도


인제대는 진로, 학력, 실력, 경력, 인성 등 5개 영역에서 높은 마일리지를 쌓은 학생들에게 1인당 100만 원의 장학금을 별도로 수여하는 '인제 스타(INJE STAR) 장학금' 제도를 지난해 2학기부터 운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공모전(경력), 봉사활동(인성), 자격증 취득(실력) 등을 통해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 매 학기 마일리지가 높은 150명에게 장학금이 지급된다.

동명대도 한 학기 동안 일정 수준 이상의 취업, 인성 등과 관련한 마일리지를 취득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MCD장학금' 제도를 지난해부터 운용 중이다. 동명대는 독서토론대회, 취업캠프, 글쓰기 클리닉 등 비교과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0.2~5점의 마일리지를 적립해 준다. 마일리지당 장학금은 2천 원 안팎. 민간·국가기술 자격증 등을 취득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공인영어 성적을 확보하면 최대 50점의 마일리지가 주어진다. 특히 동명대는 마일리지 점수와 학점, 사회봉사 시간 등을 토대로 M, C, D 인증을 부여한다. 비교과 프로그램에서 마일리지 27점을 획득할 경우 'M 인증'을 준다. 전공교과목 평균 학점이 A 이상이고, 직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 'C 인증'을 부여한다. 인성 관련 교과목 평균 학점이 B+ 이상, 사회봉사 30시간 이상, 토익 600점 이상이면 'D 인증'을 준다. 경남정보대도 'K-스타(STAR) 포인트제'를 통해 개인별 적립 포인트에 따라 장학혜택을 주고 있다. 자아성장, 경력개발, 취업역량 등 5개 영역, 96개 세부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에게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100점 이상의 포인트를 적립하면 장학금 50만 원이 지급된다.

■'도전'하는 인재가 돼라

각 대학은 학생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도록 해외 탐방, 해외교류 프로그램 등에 장학금을 지원한다.

동서대는 2,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SAP장학'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1~2학기 동안 미국, 중국에 있는 자매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수업료, 기숙사비를 전액 지급한다.
영산대도 학생들의 해외봉사, 해외탐방, 해외교류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도록 관련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영산대는 유럽 4개국을 15일간 자유롭게 탐방할 수 있도록 학생 1인당 왕복 항공료 170만 원가량을 지급한다. 지난해 학생 3~4명으로 구성된 5팀에 장학금을 지원했으며 올해는 최대 9개 팀 30여 명을 선발해 관련 경비를 지급할 예정이다. 영산대는 또 필리핀, 캄보디아, 베트남 등지에서 해외봉사를 할 수 있도록 학생 개인당 약 150만 원의 장학금을 준다. 이 밖에도 대학들은 학생들이 창업활동, 동아리 활동 등 자기 계발에 서슴지 않고 도전하도록 여러 장학금 제도를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

동서대의 경우 학생들이 자신의 발전방향에 대한 계획서를 제출하고 그 계획을 이행할 경우 지급하는 장학금인 'BDAD장학' 제도를 운용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부경대도 'PKNU 새로운 길 장학금'을 마련해 우수동아리, 창업, 외국인 유학생 멘토링 등 교내외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 지난해 1천200여 명에게 5억 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2천여 명에게 10억 원의 장학금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동명대 학생들이 지난해 4월 부산 남구 지역 노인들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동명대 제공
■저소득층 적극 지원

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학업에 대한 의지가 강한 학생을 위한 장학금 제도도 활성화돼 있다. 동의대는 가정환경의 갑작스러운 변화 등으로 국가장학금 수혜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학생들을 위해 '장학사정관제 장학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동의대는 학생들이 경제적인 사유로 자퇴나 휴학을 고려할 경우 지도교수 상담을 통해 장학사정관제 장학생으로 추천 받도록 했다. 지난해 2학기에만 100여 명의 학생에게 1억여 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동의대 관계자는 "올해 장학금 규모를 3억여 원으로 확대해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인제대도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인제장학사정관제 장학금 제도'를 운용 중이다. 인제대 '단과대학공정관리위원회'로부터 추천된 학생을 대상으로 100만~150만 원의 규모의 장학금을 차등 지급한다. 매 학기 학과별로 2명이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영산대 학생들이 지난해 8월 한 베트남 초등학교에서 한글교육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영산대 제공
지역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재능 기부'에 나서는 학생에게 지급되는 장학금도 있다. 동의과학대는 2010년부터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통해 지역사회의 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지역사회 경험학습 장학금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동의과학대 김영도 총장은 "봉사에 나서는 학생들은 장학금뿐 아니라 학점도 인정받을 수 있다"면서 "지난해 모두 168명이 관련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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