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관절 장애 치료법] 씹을 때나 하품할 때 "딱"… 턱에서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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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이민영(40)씨는 몇 년 전부터 턱관절 장애로 시달리고 있다. 입을 크게 벌리거나 하품을 할 때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나고 아픔을 느꼈다. 처음에는 고통이 그렇게 심하지 않았으나 갈수록 입을 벌리기도 힘들 정도로 증상이 악화됐다. 딱딱한 음식을 씹기가 겁날 정도였다. 최근 이 씨같이 턱관절 장애로 고통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턱관절 장애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인 '스플린트(splint·교합안정장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래로덴치과병원(부산 동래구 수안동) 김동진 원장으로부터 스플린트 치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마우스가드 형태로 입안 착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턱관절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대비 약 38%나 증가한 33만8천846명에 달한다. 해마다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셈이다. 턱관절 장애를 미처 자각하지 못한 이들을 포함하면 환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인 모를 편두통·이명 등 동반
마우스가드 형태 '스플린트'
평균 6개월…심할 땐 2년간 착용
치아 손상 없이 증상 호전 가능
이갈이, 이 악물기 습관 때도 효과


스플린트는 입을 다물 때 모든 치아가 한꺼번에 닿고 움직일 때 걸림이 없도록 고안된 '마우스가드(mouth guard)' 형태로, 입안에 착용하는 장치다. 스플린트를 착용하면 관절 사이에 공간이 생겨 통증과 소리 등 여러 증상이 줄고, 근육과 관절이 편안한 상태로 변한다. 이 자체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또 근육과 관절이 편한 상태에서 씹을 때 먼저 닿거나 걸리는 부분을 확인하고, 그 부분을 제거해 원인을 없애주는 이정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스플린트는 우선 환자의 상하악, 즉 위아래 치열의 본을 뜨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기공 작업을 한 뒤 주로 환자의 위쪽 치열에 장착한다. 사용 기간은 악관절의 변형 정도에 따라 좌우되는데, 평균적으로 6개월이고, 심한 경우에는 1~2년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갈이, 이 악물기 등 악습관이 있는 경우에는 습관이 사라지지 않는 한 거의 영구적으로 착용하는 것이 좋다.

■턱관절 장애, 치아 이상 시 효과적

스플린트를 해야 하는 환자들은 크게 치아 이상 환자, 턱관절 이상 환자, 보철 환자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스플린트(교합 안정장치).
찬 음식에 시리거나, 잇몸 부위가 패인다거나, 치아가 금이 가서 아프거나, 치아가 많이 닳고 보기가 흉하거나, 음식이 많이 끼는 등의 치아 이상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면 스플린트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중년 이후 치아의 마모가 심한 경우나 이갈이, 이 악물기 등 나쁜 습관이 있을 때는 스플린트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증이 심하다거나, 입을 벌리기가 힘들고, 입을 벌릴 때마다 소리가 나고 아픈 경우, 원인 모를 편두통이나 이명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보통 턱관절의 문제가 원인이다. 치아의 문제로 인해 근육통이 발생하고, 그 근육통이 연장돼 턱관절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스플린트는 턱관절을 안정된 위치로 유도해 치아가 방해되지 않도록 해 턱관절의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또 치아가 많이 빠졌을 때는 근육과 관절의 위치가 안정되지 않기 때문에, 미리 보철하기 전 안정된 관절과 근육을 확보해야 할 경우에 스플린트를 장착한다.

동래로덴치과병원 김동진 원장은 "이런 증상을 가진 환자는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는 효과가 작고, 스플린트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난 지 3개월이 되지 않았고, 턱관절 디스크에 변형이 없다면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치아손상 없이 증상 해결 및 예방

스플린트의 장점은 치아를 손상하지 않은 채로 증상을 해결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스플린트로 증상이 해결되면 원인을 파악해 치료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스플린트의 단점은 착탈식(붙이거나 떼는 방식)이어서 환자가 귀찮아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또 더 이상의 악화를 막을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2차 치료가 필요하다. 재질이 레진이라 1~2년 정도 유지되며, 특히 이갈이가 심한 경우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의 조절이 필요하다.
턱관절 장애나 치아 이상 시 스플린트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사진은 동래로덴치과병원 김동진 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모습. 동래로덴치과병원 제공
김 원장은 "스플린트는 장착하고 있는 자체로 근육과 관절이 풀어지고, 악습관으로부터 보호되는 장점이 있다"면서 "하지만 스플린트 치료 효과를 높이려면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하고, 전문 치과병원에서 치아 교합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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