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 금리 인하 카드 '뜨거운 감자' 부상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해외 투자은행과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이 올해 한국 성장률 잠정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저성장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7일 기획재정부와 주요 경제 전망 기관들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내렸다. JP모건은 기존 전망치 3.0%에서 2.6%로 낮춰 잡았다. 모건스탠리는 이달 중순 "한국경제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올해 1%를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해외 투자은행, 하향 조정
국내 경제연구원도 "비관적"

전문가 "경기부양책 써야"
금융당국 "부작용 커" 부정적


국내 민간 경제 연구기관들도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려는 조짐이 감지된다. 수출 부진에 산업 활동이 활력을 찾지 못하는데다 중국 경기둔화 등 대외 경제여건도 좋지 않다는 점에서 성장률 전망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오는 6월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보다 더 낮출지 관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기존 전망치인 2.5%에서 하향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해 3.0% 예상을 했던 한국금융연구원은 이달 말쯤 전망치를 수정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6년 전체적으로 2.6%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원들에 비해 정부 관련 기관은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세계경제가 3.2% 성장한다는 전제로 한국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작년과 같은 2.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안팎에서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전망이 암울해지자 정부가 추경 편성이나 기준금리 인하 등 정책카드를 활용해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재정 당국인 기획재정부와 통화 당국인 한국은행은 현재까지 추경과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추경은 현재로선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 추경을 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부작용까지 걱정했다.

정부가 추경에 부정적인 것은 1월, 2월의 부진한 경제 지표가 일시적이고, 국제유가 하락세가 완화돼 수출 감소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 추경에 따른 적자 국채 발행으로 국가채무가 증가하는 것도 정부에겐 부담이다.

기준금리 인하 여부는 여전히 논란이다. 미국의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주장과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마이너스 금리의 역효과 탓에 금리 인하가 필요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금리 인하 효과는 불분명한 반면 부작용만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전체적으로 하향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경제가 저성장 터널에 진입할 우려도 제기돼 정책을 아낄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추경과 금리 인하를 조합해서 단기적으로 경기가 꺼지지 않게 해야 한다"면서 "이를 방치하면 나중에 경기를 반등시키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대식 기자 pr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